근데 있지~

그 흔하디 흔한 여름 하늘이 오늘은 왜 이렇게 이쁜지
사진을 몇 장이나 찍었다.
무섭게 차 이동하는 동안 쏟아지다가 잠깐 멈춰 선 순간
파아란 하늘에 흰구름이라니
언제 비 있었냐 싶지만
바닥은 흥건히 젖어 있고,
가로수 잎사귀에서는 빗물이 후두둑이었다.
동네 골목 어귀
도로변에 있는 지인의 농막 앞에 고가의 차가 주차되어 있는 걸
며칠 전부터 봤다.
누구 차지? 그 형님 차는 아닌 것 같은데..
그러게 저 차 아니지 않아?
그니까..
저 집 차 바꾼지 얼마 안 되었지 않아?
그럴걸... 한 삼 년 되었나?
그러고 오늘
남편이 그런다.
그 형님 차 맞더라. 얼마 주고 샀다더라고
나도 차 바꾸고 싶다.....
그래서 부러워? 차 바꾸고 싶어?
부럽지..
나는 하나도 안 부럽네. 당신 차도 좋아. 십 년이 다 되어 가지만
좋지 않아?
좋지. 차도 정들어야 더 좋아~ 하면서도
뭔가 부러워하는 듯한 느낌..
한 참 뒤
주방에서 저녁 준비를 하면서
거실에 앉아 티브이를 보고 있는 남편에게
00 아빠!
어?
00짜리 차 바꾸는 게 좋아.
그거에 조금 더 보태서 집 리모델링하는 게 좋아? 했더니
나야 리모델링하는 게 좋지.. 차 바꾸면 나만 좋지만
리모델링해서 당신이 더 편하고 좋잖아.
하는 말이 너무 고마웠다.
거봐 집 고치는 게 더 좋지~
얼마나 좋아. 차는 말 그대로 안전하고 잘 굴러가면 되지만
집은 이렇게 고쳐 놓으니 얼마나 좋아. 했지만
사실
안 고치고 살아도 좀 불편하고 춥기는 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정이 가지 않았을 뿐..
내 흔들리는 세상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 집을 왜?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기는 했었다.
심지어 엄마도 왜 집에 그렇게 큰돈 들이느냐고. 했었고
그래서 이러고저러고 해서 고치기로 했어. 하니 두 번 다시
왜라고 하지 않으시고 잘한다 잘한다 해 주셨다.
남자들 차 좋아하겠지.
남편은 그 지인의 차가 부러울지도 몰라. 아니 부러울 거야.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우선순위가 사람이라는 것이..
아니 나라는 것이 고맙다.
이 집이 이렇게 내 집이구나 싶어질 줄 누가 알았겠어.
나는 이 집에서 죽을 때까지 살 거니까...
아니 혹시 가족 도움으로 살아가야 하는 날이 온다면 병원 가겠지만
어쨋건 그전까지는 여기서 살꺼니까
우리 집 멍뭉이가..
저 혼자 집에 있을 때마다 여기저기 지 집이라고
표시하고 다닌 다는 거.
근데 내가 그 표시를 다 알지 못하는 것 같다는 불길함 아니 확신...
내 집이기 이전에 멍뭉이 소유권이 더 쎄지고 있는 느낌적인
느낌이다.
멍뭉아! 니집 표시 안해도 니 지분 인정해줄께.
날 믿어.
너의 흔적을 믿지 말고. 알겠냐 멍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