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23. 9. 3. 18:06


우르르쾅쾅
먹구름이 몰려들더니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밥솥에 밥하라 일시켜놓고
비오기 전에 한바퀴 돌자고
멍뭉이에게 나가자 했는데
우두두둑 비가 소리로 먼저 들러왔다
우르르 우르르
하늘이 울고
우두두둑 비가 떨어진다
현관앞 계단에. 우두커니 앉아 내리는 비를 보며 손을 놓고 있다
지나친 집중인가 쓰잘데 없는 욕심인가
쇼파매트 뜨는데 정신 나가서
아니 뜨개질하면서 드라마 몰아보기 하느라 정신이 없다
빗소리가 참 좋네
빗묻은 바람도 좋아
멍뭉이도 귀 쫑긋이 하고 빗소리를 듣고있네
계단 난간에 떨어져 튕겨 오르는 빗방울이
비맞은 나뭇잎이 파르르 떨리는 여린 잎들이
어제 뿌린 채소 씨앗들이 이 비를 참 좋아하겠다 싶다
비멍 하기에는 여기 현관앞 댓돌이 제일 좋은 거 같기도 하다
빗소리 비 묻은 비람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