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햇살이 좋다.
어제 병원 다녀오시고..
지어 온 약은 콧잔등과 볼따구에게 양보하시고도
오늘은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다.
예쁘게 변을 보는 것이 아무것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안심이 되는 일이라니 참.. 이다..
언제부턴가
오른쪽 앞 발을 할짝이는 버릇이 생겨서
괜찮다가도 한 번씩 그런다.
그래서 저렇게 안경수건으로 묶어 두었더니
나 안 보는 사이 홀딱 빼 버리고 할짝거리고 있길래
무서운 얼굴과 목소리로 야단하며 다시 묵어 두었더니
저러고 있다.
어제는 그렇게 지 몸 안 좋은 줄 알고 안아달라고 보채더니
세상 애기가 따로 없다.
이제는 제법 눈치껏 지 하기 싫은 건 하기 싫다는 거가
귀엽다.
하늘이 맑아 자꾸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바늘꽃이 저렇게 오랜 동아 티고지는 줄을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아직도 한창이다.
코스모스만큼이나 가을하고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든다.
고요하다.
고요를 좋아하면서도 너무 고요한 것은 또 부담스러워서
집안에 잔잔한 가요가 흘러 다니게 두었다.
어제는 남편이 볼 일이 있어 집에 있었는데
아무래도 집에 사람이 있으면..
혼자 있을 때보다는 마음이 분주한 것 같기는 하다.
그래서 사람은 종종 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너무 그러면 묵직한 외로움이 우울함을 동반해 찾아들지도 모르지만
이 조용하고 여유로운 가을 아침이 좋네...
이 방에 난로를 하나 들일 생각이다.
생각 중이다.
불멍 하고 싶은데.. 에탄올 난로를 들여놓을까..
아님 말 그대로 모형 불명이 가능한 난로를 들여놓을까 그러고 있다.
에탄올 난로는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는데
사실 이쪽으로 마음이 기울어가고 있기는 하다.
작은 넘에게 사 달라할까... 그러고 있다.
슬쩍 상황 봐서 마음을 내어 보여 봐야지 그러고 있다.
내가 구입해도 되지만 그냥 그러고 싶은 마음이다.
작은 방이고 여럿이 쓸 거 아니니 거창한 거 말고
적당한 걸로 부탁하면 지도 좋고 나는 더 좋고 하지 않을까.. 그러고 있다.
이제............
약국 다녀와야지..
우유도 하나 사 오고...
요즘은 따듯한 라테가 제일 맛있는데 우유가 떨어졌다.
시월이 얼마 남지 않을 것이 참 많이 아쉽네..
그렇지만 그래야 첫눈 내리는 날도 가까워지기는 하겠지.
흐......
그새 첫눈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