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었다.
매화가 피었다.
아직 날이 차가운데 꽃은 이미 피었다.
조금 더 있다가 피어도 좋은데
이 추운 날 피어서 오소소 떨고 있다.
그래도 일찍 피어서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 쏟아지지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피어나는 건 아니겠지만
이 계절의 끝으머리에 꽃은 반갑다.
엄마가 걱정이 많으시다.
아니...
외로우신가 싶다.
걱정 많은 엄마를 보면서 내가 보인다.
내가 걱정 많은 엄마를 보며 안쓰러운 마음보다 왜 저러실까..
싶은 것처럼
내 쓰잘데 하나 없는 걱정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나보다 더 많이
왜 그럴까 싶겠지..
그래서 자꾸 말을 아끼기는 한다.
엄마도 걱정을 말로 내놓으시는 일이 많지는 않으셨는데
나이가 드시니 한번 생각이 깊어지면 그것이 홍수에 우수가
가득 찬 우물 마냥 넘실넘실 하는 모양이다.
엄마 걱정을 내려놓게 하는 건..
전화 한통이면 되는데...
엄마 잘 지내는지 확인하는 전화가 아닌
나 잘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전화
그거면 되는데 그게 날마다가 쉽지가 않다.
동생이..
남동생이..
정말 귀하디 귀한 거 알지.. 그 아들이
엄마 걱정에 날마다 전화 하다가
며칠 어쩌다 보니 전화가 뜸했던 모양인데..
그걸로 걱정이 늘어지는 엄마가....
안쓰럽기도 하면서 지나치다 싶기도 헤서
잔소리 좀 늘어놓았는데 전화 끊고 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남동생에게
잘 지내느냐고... 가볍게 문자 해서 근황 물어보며..
엄마가 걱정이 많다 하니..
오늘 퇴근이 늦어서 통화를 못했다고 그래서 더 그러는 것 같다고..
통화해 보겠다 한다.
그리곤.. 엄마 다시 전화 왔다.
목소리가 한결 가벼워져서..
ㅎ...
자식이 뭔지....
싶다.
이제 그만 걱정 내려놓으셔도 좋을 것 같은데.. 참
마음이 마음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어.
내 마음도 내 마음대로 안되는데....
다음부터는 좀 다정하게 엄마 걱정 들어 들여야겠다...
외로워서 그러는 걸 쓰잘데 없는 걱정 한다고 잔소리나 하는
딸.. 참.. 정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