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24. 2. 26. 23:08

매화가 피었다.

아직 날이 차가운데 꽃은 이미 피었다.

조금 더 있다가 피어도 좋은데

이 추운 날 피어서 오소소 떨고 있다.

그래도 일찍 피어서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 쏟아지지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해 피어나는 건 아니겠지만

이 계절의 끝으머리에 꽃은 반갑다.

 

엄마가 걱정이 많으시다.

아니...

외로우신가 싶다.

걱정 많은 엄마를 보면서 내가 보인다.

내가 걱정 많은 엄마를 보며 안쓰러운 마음보다 왜 저러실까..

싶은 것처럼

내 쓰잘데 하나 없는 걱정들을 보면서 아이들은 나보다 더 많이

왜 그럴까 싶겠지..

그래서 자꾸 말을 아끼기는 한다.

엄마도 걱정을 말로 내놓으시는 일이 많지는 않으셨는데

나이가 드시니 한번 생각이 깊어지면 그것이 홍수에 우수가 

가득 찬 우물 마냥 넘실넘실 하는 모양이다.

엄마 걱정을 내려놓게 하는 건..

전화 한통이면 되는데...

엄마 잘 지내는지 확인하는 전화가 아닌

나 잘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전화

그거면 되는데 그게 날마다가 쉽지가 않다.

동생이..

남동생이..

정말 귀하디 귀한 거 알지.. 그 아들이

엄마 걱정에 날마다 전화 하다가

며칠 어쩌다 보니 전화가 뜸했던 모양인데..

그걸로 걱정이 늘어지는 엄마가....

안쓰럽기도 하면서 지나치다 싶기도 헤서

잔소리 좀 늘어놓았는데 전화 끊고 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남동생에게

잘 지내느냐고... 가볍게 문자 해서 근황 물어보며..

엄마가 걱정이 많다 하니..

오늘 퇴근이 늦어서 통화를 못했다고 그래서 더 그러는 것 같다고..

통화해 보겠다 한다.

그리곤.. 엄마 다시 전화 왔다.

목소리가 한결 가벼워져서..

ㅎ...

자식이 뭔지....

싶다.

이제 그만 걱정 내려놓으셔도 좋을 것 같은데.. 참 

마음이 마음대로 되면 얼마나 좋겠어.

내 마음도 내 마음대로 안되는데....

다음부터는 좀 다정하게 엄마 걱정 들어 들여야겠다...

외로워서 그러는 걸 쓰잘데 없는 걱정 한다고 잔소리나 하는

딸.. 참.. 정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