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밤에
멀리서 구급차 지나가는 소리가 아련하게 들린다.
급하게 병원에 가야 할 누군가를 태우고 이 어둠을 뚫고
달려가고 있는 모양이다.
거실에 있던 화분에 잎사귀가 좀 아파 보여서
비료 알갱이를 몇 개 올려놓은 것이 독해서
그러나 보다 했다.
다른 애들은 괜찮은데 유독 장미 화분이 그렇기에
나도 모르게 그 아이에게만 욕심껏 더 많은 비료 알갱이를 올려 놓았나
그래서 채 했나.. 좀 있으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벌레가 생긴 것 같다.
잎사귀 밑으로 먼지 같은 게 붙어 있는데 아무래도
싶어 살충제를 뿌려놨다.
봄이 와서
창으로 스며드는 햇살이 넉넉하고 따스해서
이제 식물들이 우아아아 하며 기지개를 켜며
쑥쑥 자라겠구나 싶었는데
불청객이 먼저 찾아온 것이다.
아무래도 잘라 내야지 싶다.
아직 꽃이 예쁘게 피어있기는 한데
잎에 붙은 먼지 같은 것들이 금세 사라질 것 같지가 않다.
신경 쓴다고 썼는데
잘라내지 않으면 전체가 상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오랜만에 불멍 난로에 불을 피웠다.
확실히 따듯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고
덜 추운 것 같기도 하네.
엄마가 다시 병원에 입원하셨다.
지난번 폐렴으로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셨는데
시티 상으로는 이상이 없는데
아직 폐렴 증상이 있어 힘들어하시고, 해서
재입원을 하셨다.
어제 병원 가서 보고 왔는데 걱정보다는 괜찮아 보여서
다행이기는 했지만
자꾸 아프시니까 마음이 무겁다.
코로나 이후로 공공장소에서 기침을 하게 되면
뭔가 쫌 그런 분위기여서
마을 회관에 가시는 것도 꺼려지시고,
시니어클럽 일 나가시는 것도 좀 그렇고 그렇셨던 것 같다.
거기다가 감자 심네 봄맞이하네 하시며 일을 하신 통에
몸에 무리가 갔던 것도 같고...
남편이 조금 일찍 퇴근해서 같이 다녀와 주었다.
고맙지.
나 혼자 움직여도 될 것 같은데
온 가족이 걱정을 하니 그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마음 알고 움직여 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스카프 여섯 개째가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늦어도 다음 주면 일곱 개가 다 마무리될 것 같다.
대 장정이다.
옷을 떠도 몇 개를 떴을...
그래도 기분은 뿌듯하다.
꽃피는 봄에 선물하는 것이 좀 웃기기는 하지만..
말이 나왔으니 마무리 짓고 가고 싶은 마음이라
이렇게 열심을 내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기차표도 예매해 놨다.
어깨가 아니 뒷목이 뻐근해.
요가를 잘못했나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