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기다림은 설렘이다.

그냥. . 2024. 3. 29. 22:52

캄파눌라

 

일기 쓰려고 들어오면서 저녁약을 먹었다.

약간 답답한 느낌이 든다.

식도 어디 중간쯤 걸려 있는 모양이야.

약이 하나가 알이 좀 크더라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나는 큰 약을 삼키려면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 잘 안 넘어가기도 한다.

그래서 물을 많이 먹기는 하는데 물이 좀 적었나 싶기도 하다.

귀에서 덜거덕 거리는 소리는 많이 못 느끼겠다.

늘 불편하고 신경에 거슬렸는데

날이 지나 괜찮아진건지 약이 효과가 있는 건지 모를 일이다.

병원에서 근육 경직이 원인일수 있다고 하시면서

이완제랑 신경안정제랑 또 뭐더라 무튼 그런 종류의 약을 처방해 주었는데

그 약이 효과가 있는 모양이다.

그랬으면 좋겠다.

귀에 관해서는 병원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

어제 택배로 온 꽃모종을 꽃밭에 심었다.

조심조심 빈 자리일 거라는 확신이 드는 곳에..

사실 확신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다.

너무 번식력이 좋은 삼잎국화 뽑아낸 자리 그리고 

구절초 뽑아낸 자리 그리고 핫립세이지가 얼어 죽었더라고..

월동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내가 잘못 알았나 봐.

가만 생각해 보면 작년 겨울에는 집안으로 들였던 것 같기는 해..

근데 지난 늦가을에는 왜 그 생각을 못했지 싶어.

무튼 그런 곳을 위주로 해서 캄파눌라랑, 또... 뭐였지.. 아네모네

그리고.. 클레마티스, 또... 무슨 데이지.. 또... 겹접시꽃 또.. 석죽패랭이는

선물로 왔더라고. 몇 개가 더 있었던 것 같은데 이름이 기억이 나질 않네

추위에도 강하다고 해서 심었다. 날이 포근포근 해지면 폭풍성장하겠지.

아직 내 꽃밭에는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일찍 새순을 올리고 있는

에키네시아나 프록스, 원평소국도 올라오더라고 문빔도 

그리고 이것저것 제법 올라오기는 했는데

빈 땅인 것처럼 보이는 곳이 더 많아.

조금 더 햇살이 포근해지면 더 많은 것들이 쑥쑥 자라나겠지.

별것도 없는 꽃밭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보고 또 보고 도 본다고 해도

아직 땅속이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서둘러 나와 줄 것도 아닌데 기다리는 마음만 바쁘다.

혹시 생각 없이 잡초 제거한다고 들어갔다가 귀한 새싹 

밟을까 그것도 살짝 우려되기는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은 너무 부지런하고 너무 건강해.

추위도 두려워 안 하는 것 같고, 자라기는 또 왜 그렇게 잘 자라는지..

잡초의 생명력이란.. 뭐... 두말하면 잔소리지.

어제 그제 잠을 정말 잘 잤다.

꿈이 참 많은데 꿈도 없이 자.

신경안정제 덕분인가 봐.

눈뜨면 아침이야. 그것도 창문이 어느 만큼 밝아진 아침..

이렇게 이명도 시나브로 없는 듯 사라져 주었으면 좋겠다.

오늘도 역시 멍뭉이는 내 옆 의자에 파묻혀 주무시고 계신다.

그냥 방에 있어도 좋으련만 싶다.

 

목도리를 또~ 뜨고 있다.

남편이 고마운 사람이 있단다.

그분한테 선물하고 싶다고 떠달라고 떠달라고..

가을에 떠주겠다고 떠주겠다고.. 

했지만

협박 아닌 협박에 뜨기 시작했다

폰으로 고양이 보고 있는데

오늘은 뜨개질 안 하냐? 한다.

왜? 했더니

후딱 떠야지~ 하는 거다.

아이고~ 저녁마다 뜨개질한다고 잔소리하더니

이제 자기가 뜨라고 해서 뜨는 거니까 빨리 떠야 하는구먼~

까르르까르르 웃으면서 이야기하니

후딱 떠서 줘야지~ 한다.

그동안 뜨개질 많이 한다고 잔소리하시던 분 어디 가셨어? 했더니

이것만 끝나면 자긴 또 잔소리할 거라고. ㅎ.

내가 생각해도 고마운 사람이기는 하지만

철도 아닌 목도리 선물이 뭔 말인가 싶기도 하지만

어쩌겠어. 주고 싶다는데 떠 드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