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다.
캔맥하나 딱 마시고 싶었는데
복용하고 있는 이비인후과 약에 신경 안정제가 들어 있어서
좋을 것 같지 않아 따듯한 물에 티백을 담가 왔다.
방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노트북이 있는 골방에
들어오니 차갑고 어두운 공기보다 먼저 빗소리가 반갑다 한다.
이틀만인가.. 사흘만인 모양이다.
노트북 앞에 앉은 것이..
빗소리도 듣고 좋네.
좀 아쉽기는 하지만 창문 열어놓고 빗소리 들으며
따듯한 차 한잔 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아.
엊그제만 해도 찾아야 보이던 벚꽃이 이제는 눈만 돌리면 보인다.
며칠사이 세상이 화사해졌다.
요가하기 전에 운동을 하고 요가를 했더니
어질어질 어지럼이 밀려 들었다.
집에 오자마자 밥부터 챙겨 먹고 커피 한잔 마시고 있는데
큰아이가 전화가 왔다.
엄마~ 나 점심 집에 가서 먹어~ 한다.
그래 와라~ 근데 미리 전화하지 엄마 배고파서 밥 묵었는데..
했더니
엄마 오늘 병원 가는 날이라며! 한다.
안 가도 돼. 아직 약도 남았어. 했더니
들어 먹질 않는다
컨디션도 안 좋고 나중에 내가 알아서 갈게. 해도
나를 너무 잘 아는 아들이 물러서질 않아서 아들이랑
병원에 다녀왔다.
사실.. 갈 생각을 아예 안 하고 있었다.
많이 좋아지기도 했고,
이제 그만 가도 괜찮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점심 먹고 병원 가니...
여전히 사람은 많고,
또 내 진료 보는 선생님은 수술 중이시라고... 4시 반이나 되어야
볼 수 있다 그런다. 우잉...
그래서 어차피 진료만 보고 약만 받아 갈 건데 다른 분한테 볼 수 있느냐 했더니
그것도 4~50분은 대기해야 한다 해서..
어차피 그럴거면 접수해놓고 마트 다녀오겠다 하고
마트 가서 간단하게 장 보고 꽃도 보고
진료 보고 왔다.
많이 좋아졌다 하니
다행이라고.. 약 좀 더 먹어보고.. 어쩌고 저쩌고... 어쩌고 저쩌고...
좀 더 지켜보자고 하신다.
지켜봐야 하는 거구나..
나는 이걸로 다 좋아진 거구나 했는데 싶은..
ㅎ..
저녁에 약 먹으면 기절하듯이 잔다 했더니 약 용량도 조절해 주셨다.
저녁 먹고 가라고 했더니 할 일 있다며 집에 간..
밤새 일하고 아침에 퇴근해서 다 저녁때까지 움직인 아들에게
좀 미안하기도 고맙기도 했다.
빗소리가 참 좋다.
근데 눈꺼풀이 무겁다.
뻑뻑하다고 해야 하나. 무튼 그렇다.
하긴 오늘 바쁘게 움직이기는 했어.
내일 비 온대서 멍뭉이 산책도 시키고 오늘 할 일은 또 착실히 다 했네.
저 빗소리를 들으면서 잘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렇지만 아직은 창문 열어놓고 자면 새벽엔 춥겠지.
앗어라... 감기 걸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