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쩍새가 운다.
누군가의 깊은 이 밤이
쓸쓸할걸 걱정이라도 하듯
소쩍 소쩍새가 가만가만히 속삭인다.
별도 있고 달도 있고, 가로등 불빛도 밝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헛헛함은 또 별게인 봄밤이다.
산책 길에 유난히 눈에 들어오던 민들레 홀씨들이 예쁘다.
어떻게 저렇게 천사의 날개처럼 펼쳐진 날개를 하고는
바람아 불어다오 나는 준비가 다 됐어. 하는 듯할까..
노란 민들레가 하얀 홀씨가 되어 떠날 준비를 한다.
참 간단하고 단순한 것 같다.
추운 겨울 뿌리내려 누구보다도 빠르게 찬바람 맞으며 피어났다가
좀 따듯해졌구나 싶으니 어느새 날개옷 입고 여행 떠날 준비라니...
꽃보다 더 예쁘다.
뭔가..
맹한 밤이다.
머릿속에 아무 생각이 없다.
그냥 열린 창쪽인 오른쪽 어깨며 팔이 좀 시리다 싶을 뿐..
난로 쪽 왼쪽은 따듯해서 좋구나 싶은데
반대쪽은 좀 시리다 한다.
아무 생각이 없는데 뭔가를 써야 할 것 같기는 하고 그렇다.
뜨개질을 좀 더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남편 자는데 옆에 앉아서 하기는
잠이 방해되겠고, 또 간접등 아래서 계속하기는
실 색이 어두워서 쉽지 않아서
이 골방에 가져와 해 볼까... 하다가..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그럼 또 밤낮이 바뀌는 건 시간문제일 거고.. 해서
말았는데...
그냥 그렇다고..
오늘밤은 엄마 목소리가 밝으시네.
오랜만에 마을 회관에 모여서 저녁도 해 드시고
그 시간까지 회관에 계신다 한다.
올봄 들어 제일 건강한 목소리 같다.
다행이다.
앞으로도 쭈우욱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폰에 친구이름이 뜨길래 받았더니..
뭐 하니? 한다.
산책~ 했더니
내 그럴 줄 알고 전화했어
알았어. 끊어~ 하면서
어서 오세요.... 하는 소리가 흘러 들어온다.
통화하고 싶어서 전화했는데
가게에 손님 들어오시니 끊은 건 알겠는데
늘 그랬는데 괜한 서운함이 손톱만큼 밀려들었다.
그래...
너도...
너 편한 시간에만
전화하는구나....
그려.. 나도 나 불편한 시간에는 니 전화 안 받아.
흐..
결국은 똑같네
나쁘게 말하면 이기적이고
좋게 말하면 한없이 편한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