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24. 4. 16. 22:56

 

누군가의 깊은 이 밤이

쓸쓸할걸 걱정이라도 하듯

소쩍 소쩍새가 가만가만히 속삭인다.

별도 있고 달도 있고, 가로등 불빛도 밝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헛헛함은 또 별게인 봄밤이다.

산책 길에 유난히 눈에 들어오던  민들레 홀씨들이 예쁘다.

어떻게 저렇게 천사의 날개처럼  펼쳐진 날개를 하고는

바람아 불어다오 나는 준비가 다 됐어. 하는 듯할까..

노란 민들레가 하얀 홀씨가 되어 떠날 준비를 한다.

참 간단하고 단순한 것 같다.

추운 겨울 뿌리내려 누구보다도 빠르게 찬바람 맞으며 피어났다가

좀 따듯해졌구나 싶으니 어느새 날개옷 입고 여행 떠날 준비라니...

꽃보다 더 예쁘다.

 

뭔가..

맹한 밤이다.

머릿속에 아무 생각이 없다.

그냥 열린 창쪽인 오른쪽 어깨며 팔이 좀 시리다 싶을 뿐..

난로 쪽 왼쪽은 따듯해서 좋구나 싶은데

반대쪽은 좀 시리다 한다.

아무 생각이 없는데 뭔가를 써야 할 것 같기는 하고 그렇다.

뜨개질을 좀 더 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남편 자는데 옆에 앉아서 하기는

잠이 방해되겠고, 또 간접등 아래서 계속하기는

실 색이 어두워서 쉽지 않아서

이 골방에 가져와 해 볼까... 하다가..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그럼 또 밤낮이 바뀌는 건 시간문제일 거고.. 해서

말았는데...

그냥 그렇다고..

오늘밤은 엄마 목소리가 밝으시네.

오랜만에 마을 회관에 모여서 저녁도 해 드시고

그 시간까지 회관에 계신다 한다.

올봄 들어 제일 건강한 목소리 같다.

다행이다.

앞으로도 쭈우욱 건강하셨으면 좋겠다.

폰에 친구이름이 뜨길래 받았더니..

뭐 하니? 한다.

산책~ 했더니

내 그럴 줄 알고 전화했어

알았어. 끊어~ 하면서

어서 오세요.... 하는 소리가 흘러 들어온다.

통화하고 싶어서 전화했는데

가게에 손님 들어오시니 끊은 건 알겠는데

늘 그랬는데 괜한 서운함이 손톱만큼 밀려들었다.

그래...

너도...

너 편한 시간에만 

전화하는구나....

그려.. 나도 나 불편한 시간에는 니 전화 안 받아.

흐..

결국은 똑같네

나쁘게 말하면 이기적이고

좋게 말하면 한없이 편한 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