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24. 5. 30. 22:26

끈끈이대나물

어느새 열 시가 넘었다.

오늘은 하는 일 없이 바쁜 날이었다.

다용도실에 단창을 이중 창문으로 교체하는 작업을 하는데

일은 기술자 분이 하시는데

난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분주하고 피곤하다.

누군가 바삐 움직이고 낯선 사람이 집에서 왔다 갔다

하니 멍뭉이가 신경이 좀 예민해져 있다.

원래 순둥이인데..

그리고 지 눈으로 계속 보고 있으면 그러려니 하는데

마당에서 낯선 사람의 소리가 나니 예민한 것 같다.

예민해지니 자꾸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고

밖으로 나가면 대문 밖으로 나가려 한다.

흐린 덕분에 날이 덥지 않은 이유도 있었을 것 같기는 하다.

어제는 다 저녁에 나와 동네 한 바퀴 돌고 말았으니 오늘은 제대로

산책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

다용도실  북쪽으로 나 있는 창은

이중창 다 투명이 어떻겠느냐고 추천해 주셔서 그렇게 했다.

밖에서는 높아서 들여 다 볼 일 없어 괜찮고

숲 같은 마당 넓은 뒷집의 나무가 보여서 좋다.

엄청 시원해 보인다.

불투명 창에 단창이었어서 닫아두면 벽하고 다를 바가 없었는데

투명하니 나뭇잎이 만 저질 것처럼 보인다.

책상 앞 큰 창문은..

안쪽은 불투명 창

바깥쪽은 투명 창으로 했다.

이건 내 생각..

여기도 단창이었을 때는 추우면 열어서 눈이나 비 내리는 거

보기 쉽지 않았는데 이제 안쪽 창만 열어두면

얼마든지 바깥세상을 내려다볼 수 있어서 좋다.

겨울에 추위도 덜 할 것 같다.

이제 내일 아침에 일찍 오셔서 마무리해 주신다 했으니

마무리만 끝나면 좋을 것 같다.

순심이가 외딴집 언니랑 꽃구경을 왔다.

별 것도 없는~

그렇지만 별것 같은 나만의 꽃밭이

순심이에게도 마음에 들었었던 모양이다.

외딴집 언니도 내 꽃밭을 본 건 처음이고..

이쁘다 이쁘다 하니 좋다.

어지간해서는 내 꽃밭에 있은 아이들은 이름을 잊지 않으려 한다.

지금까지는 다 꾀고 있다.

자꾸 이름을 불러 줘야 더 잘 자랄 것 같고

더 이쁘게 필 것 같고

더 오래 피어 있을 것 같은 생각...

내년이면 더 풍성해질 내 꽃밭에는

여름 꽃들이 제법 있다.

오늘도 나는 꽃밭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꽃은 이뻐서 좋다.

모든 꽃은 이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