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24. 7. 11. 22:46
붓들레아

붓들레아가 확실히 향도 진하고 꿀도 많은 모양이다.
저렇게 큰 나비가.. 나비?
팅커벨 같아. 
붓들레아 꽃이 한 뼘 정도 되는데 저 나비는 도대체 뭐야~ 싶더라니까
첨 본것 같다. 저렇게 큰 나비? 나방은..
 
몇 시간쯤 서 있었을까..
두 시 반쯤인가.. 그때부터 이것저것 좀 하느라
서 있었던 것 같다.
저녁은 고기 구워 먹는다고..
키가 작아 앉아서 구우면 어깨가 불편한 관계로 서서..
ㅎ..
열심히 굽고..
앉아서 먹어라 먹어라 는 말에 몇 번 앉았지만 대부분
서서 하는 건 어쩌면 불편함 보다는 습관인지도 모르겠다.
늘 모임에서는 대부분 막내인 관계로..
집에서는 요즘은 가끔 남편이 굽기도 하지만
대부분 내가 굽는다.
그것도 습관이다.
남편이 굽고 있으면 그냥 믿고 맡기면 알아서 할 텐데
어느새 내가 움직이고 있고.. 조금씩 조금씩 내게로 
넘어와서는 그렇게 된다.
그러다가.. 냄새로 배 채우고 이야기로 배 채우고 나면
정작 고기 들어갈 자리는 별로 없다. 
그리고.. 대부분의 설거지는 일당이 적은 식세기 이모님에게 맡기고..
나는 뒷정리하고, 
식세기에 안 들어가는 것들과 이것저것들은 내가 한다.
식세기와 나의 설거지 대결..ㅎ..
물론 설거지만 한다면 내가 훨씬 빠르다.
양도 적고, 아마 경력도 내가 훨씬 우월할걸~\
그렇지만 나는 큰아이 지 집으로 돌아가는 거 배웅하면서
멍뭉이랑 동네 한 바퀴 하고~
집에 와서 정리하고...
치우고.. 정리하고.. ㅎ..
그러고 나니 이 시간이네
오전에 요가 수업 끝나고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씻지도 않고 주차장으로 갔는데
큰아이가 부른다. 
어? 왜 여기 있어~ 했더니 내민 꽃다발.. ㅎ..
오늘이 엄마 생일이란다.
내일 아니니? 아빠가 내일이라 했는데.. 했더니
안 그래도 아빠는 내일로 알고 있다며.. 오늘이라고 일러주는..
집에 갔는데 엄마 없어서.. 와 있었다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주차장에서 아들한테 꽃 선물을 받으니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우리 집 남자 요가 들어가기 5분 전에 급하게 전화 왔더니
아들한테 듣고 아차 했나 보고만~
새로 옮긴 근무지는 제법 한가한 편이란다.
여기저기 물난리 나서 시끄러웠는데 아들 있는 곳은 
그래도 조용했단다. 다행이다.
남편은 금일봉 챙겨주고.. 화분 작은 것 두 개 사주고..
큰아이는.. 꽃다발에 포토프린터기 사줬다.
저녁에 다시 와서 자세히 사용법 설명도 해주고~
멍뭉이 사진 뽑았는데 진짜.. 참 좋은 세상이다.
작은아이는.. 엄마 뭐 필요하냐 물어서
아이스커피컵 사달라 했더니 며칠 전에 왔는데
오늘 퇴근길이라며 전화와 함께
왕 큰 꽃바구니를 보내왔다.
예전에는 꽃바구니 받으면 그냥 마냥 기분이 좋았는데
지금은 그래도 꽃이름을 제법 알고 있어서 그런지..
꽃이름을 불러 볼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다.
볼만큼 보고..
발근제 묻혀서 몇 개쯤 상토에 꺾꽂이지~ 하고 있는 나..
몇 개쯤 뿌리 내려서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아이들로
다시 태어나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언니도 쿠폰 보내오고.. 
엄마가 작년까지만도 내 생일을 기억했었는데
올해는 남편 생일도 내 생일도 기억을 못 하시네.. 
기억 못 해주시는 게 서운한 게 아니라
그만큼 기력이 없으신가 싶어 안타깝다.
엄마는 어제 점심 먹고 세 시간
오늘 오전 시간에 세 시간 교육을 받고 오셨단다.
시니어 일자리에서 날이 더우니 시원한 강당에서 교육이나 하자 했다는데
어제 엄마는 일하고 말지 교육이고 뭣이고 졸려서 죽을 뻔하셨단다. ㅎ..
오늘 교육도 엄청 걱정하고 가셨는데 그래도 
이틀 째여서 그런지 훨씬 수월하셨다고..
그리고 강사가 오늘은 자꾸 박수도 치게 하고
몸도 풀게 하고 해서 할만하셨다는~ 
젊어서도 안 하고 살았는데 다 늙어서 공부하느라 힘들었다며
웃는 엄마
맞아.. 그래..
평생 농사일만 하시고 살아오셨는데 책상머리 교육이 
쉽지는 않으셨겠지.. 싶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기는 하는 가봐..
몇 년전부터 아이들이 챙기는데
여전히 기분이 이상해...
아무것도 아닌 나의
아무것도 아닌 날을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가족들에
감사하다.
큰아이 여친이 예쁜 아이스크림 케익도 보내줬다.. 맛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