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괜찮은 오늘 2024

바람 한 점 느껴지지 않는..

그냥. . 2024. 7. 14. 22:41

썬로즈

송엽국의 사촌 쯤 된단다.

그런 것 같다.

꽃은 송엽국인데 잎이 넓은..

다육성인지 제법 두껍다.

작년에 이웃에 사시는 언니가 한 가지 주셨는데

물꽃이 대충 해 놨는데 살아 있더라고.. 신기해서

화분에 대충 꽂아 놓았는데 꽃을 피웠어.

근데 꽃이 예쁜 거야.

그래서 화분에 제대로 심어서 겨울에 집안으로 들였지.

왠지 월동이 안될 것 같더라고..

겨울 내내 거실에서 잘 자라더라고..

예쁘게 자라지는 않는데 잘 자라 근데 꽃은 안 피워..

그래도 잘 자라 준 것이 고마웠지.

봄에 밖으로 내놓았는데 비실비실.. 뭔가

맥을 못 추는 것 같았어.

웃자란 것들이 영 보기도 싫고 아닌 것 같아서

짧게 잘라 버렸지.

살면 좋고... 안 살면 어쩔 수 없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아마도 작년에 기억이 있어서 살아 날거란 기대가 있었지 

않았나 싶어.

그리곤..

더디 자라더라고..

근데 얼마 전에 빨간 꽃을 물고 있는 거야.

참 반갑더라고..

그래서 꽃 한 송이를 딱 봤는데

그리고 또 한참.. 이제 서너 송이나 피었어.

그리고 빨갛게 꽃을 물고 있는 게 제법 되더라고.

아마 내가 봄에 가지치기를 짧게 해 버려서 꽃이

더디 피었던 것 같아.

그래도 지저분하지 않고 단정하게

꽃을 피워주는 것이 어찌나 기특하고 대견한지

폰 들이 대서 이름을 검색해 보니

썬로즈. 그렇다네

이름도 참 예쁘더라고.. 어렵지도 않고 말이야.

꽃이름을 기억하려 하는 건..

그 꽃에 애정이 있기 때문이고..

분명 이름이 있는데 이 꽃 저 꽃 그냥 그렇게만 부르기엔

꽃들이 너무 곱잖아.

나는 오늘도 꽃들과 시선을 맞추며 하나하나

이름을 부르거나 속으로 이름을 읊조리거나 하고 있다.

그나저나

지난 새벽부터 비가 잡혀 있길래 

화분을 비마중 시켰는데

아침에 쨍한 하늘 보고 다시 불러들여

목마름을 해결해 주었어.

낮으로 비가 밀렸다 하길래

빨래 후딱 빨어 정신없이 널었더니

오후로 밀렸더라고..

비도 제법 많이 온다고..

그래서 작은아이가 서둘러 돌아갔는데

도착했다고 전화 올 때까지 비는 한 방울도 안 왔어.

천변으로 멍뭉이랑 걷고 있는데 비가 우두두두둑 떨어지더라고...

처음에는 좀 당황했는데 하늘이 많은 비를 준비한 것 같지는 않아서

그냥 걸었어.

어쩌겠어.

피할 곳도 없고, 우산도 없고, 거기다 폰도 집에 두고 왔으니

많이 내린다 해도 맞는 수밖에.. 하고 걸었는데

우리 작은 멍뭉이 발등 하나 다 적시지 못하고 비는 그쳤지

다행이다 싶기도 했지만..

쫌 아쉽기도 하더라고..

저녁으로 비가 밀렸다더니

11시가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비는 없어.

바람도 없고..

오직 선풍기가 만들어 낸 바람 소리만 가득하네..

7월도 14일이야. 

여름도 무르익어 가고 있는 거지.

이제 한 달 정도만 견디면...

바람 끝이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해..

더위 모르고 사는 난데

갱년긴가 뭔가가 덥다 덥다 하게 만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