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 고양이 레오
유난히 뒤척이는 아침이 이상하다 싶었는데
짙은 안개가 붙들고 있었던 모양이다.
아침을 먹고 멍뭉이랑 동네 한 바퀴 하러 나갔는데
안개가 자욱하다.
오랜만이야 아침 안개속을 걷는 일이
언제였었는지 기억도 없어.
안갯속을 걷기는 했었었는지..
물론 그런 날들이 분명 있었겠지
그런데 참 새롭고 새삼스럽더라고..
안개들 뒤덮은 동네도 들판다 뒷산도
되게 몽환적이라고 해야 하나 무튼 분위기 참 좋더라..
오늘밤은 유난히도 귀속에 귀뚜리가 요란하다
춥다고 창문을 닫은 까닭인가 싶어 창문을 열어재꼈다.
찬 기운이 쑥 들어온다.
아직 그렇게 많이 춥지는 않은데 제법 춥다.
그래도 창밖 귀뚜리 소리가 들리니 내 귀에 귀뚜리 소리에
신경이 조금은 덜 쓰이네..
우연히 인터넷에서 담적증 듣도 보도 못한 단어를 발견했다.
난가..
너무 같은 증상들이 많아서 남편을 보여줬다.
이거 봐봐 하면서..
무심한 듯 받아 든 핸드폰을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한 번 알아볼까? 하더라고...
난 그리고 무심해졌는데
남편이 자꾸 이야기를 꺼낸다. 언제 하루 쉬어 한 번
상담받아 보자고..
좋아지면 너무 좋은 거고
지금보다야 나빠지기야 하겠냐는 것이다.
그렇기는 하지..
그런데 왜 난 기대감이 없지?
이것도 성격 문제인가..
저녁때 진영 씨랑 은미씨네 가서 고구마 먹고 놀다왔다.
그집 고양이 레오~
우와 너무 귀여운 거야.
제대로 본 건 처음인데 피하지도 않고
정말 사랑받고 자란게 팍팍 느껴지더라고..
낯설텐데 사람에게 부비고 아주아주 편안한 자세로 누워있고..
밥도 잘 먹고~ ㅎ..어찌나 귀엽고 이쁘던지
얼굴이 찐빵같아..
옷을 한 보따리나 얻어 왔다.
새 옷이나 마찬가지인~
나는 못 찾아 없다고 치부했던
나한테도 맞는 사이즈가 있다는 것...
물론 은미 씨에게는 아름답게 잘 맞았겠지만
지금은 작아서 못 입는다는..
내게는 커 보이지 않고 말라 보이지 않게 잘 맞는다는..
남편이 혹시나 뭐라 할까 싶어 살짝 넣어 놨다.
기분 좋을 때 꺼내 보여줘야지~
앞으로 옷 살 때는 은미 씨 도움을 좀 받으면 좋을 것
같은 느낌...
기분 좋게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이웃이 있다는 게
이렇게 좋은 일이구나 싶다.
늘어져 있던 고무줄이 기분 좋게 당겨진 것 같은 기분~
오늘도 참 좋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