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25. 1. 1. 22:25

 
새해 첫날아침  마이산에나 다녀올까 하고 
나가면서 알아보니
도립공원이라 애완견 출입금지라는 거다.
차를 돌려 엄마네로 가는 길에
가깝고도 먼 ~ 내장산
거기는 국립공원에 속해 더 멍뭉이를 데려갈 수 없는 곳이라
드라이브 한 바퀴 돌았다.
차창밖에 펼쳐진 풍경은 겨울이다.
겨울 같지 않은 겨울이어서 
눈은 오자마자 하루를 못 넘기고 녹아 버리는 요즘
눈 보기가 우리 막둥이 얼굴 보기만큼 어렵다
도로 양 옆으로  쌓여있는 눈들이 반갑고 예쁘다.
엄마네서 도란도란 앉아 이야기도 나누고..
점심 맛난거 먹으러 나가자 하는 걸 엄마가
마침 등갈비김치찜 해놓았다며 집에서 먹자 하셔서
오랜만에 엄마 밥 먹었다.
늘 먹는 엄마표 김치에 김치찜인데
우리집에서 먹는 것보다 왜 엄마네서 먹으면 더 맛이 날까?
엄마가 해 주시는 밥 때문인가 싶다.
지난 김장할 때 언니랑 둘이 낑낑 거리며 마루 창문에 붙여놓은
벨크로 뽁뽁이 덕분에 한결 냉기가 덜 드는 듯하다.
언니가 바닥에 깔아놓은 조각매트 덕분에 마루에서 느껴지는
냉기도 잡히고..
내가 가져다준 털실내화를 그전에는 그렇게도 안 신으시더니
잘 신고 다니시네~
엄마 버선 신는 것보다 편하지? 했더니 그렇다 한다.
남편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참 잘한다.
남편은 어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이다.
멍뭉이는 졸다가 놀다가 하고...
새해 첫날 엄마 보고 와서 너무 좋다.
지금처럼만 그렇게 조금만 아프고 많이 괜찮으셨으면 좋겠다.
큰아이는...
퇴근길에 산행하고 오는 길에 들렀다며
빈집에 떡을 놓고 갔다.
사무실에 누군가가 가져다준 것이라는데 제법 예쁘고
맛나다.
작은아이는.. 일주일을 쉬고 이제 들어갔다고
전화가 왔다.
앞으로의 계획을 이야기하는데..
그래 그래 그래.. 해 주면 좋은데 걱정이 앞서서
잔소리가 좀 늘어졌다.
걱정쟁이 엄마보다 더 진지하게 자기 인생을 고민하고 있겠지.
그래도 엄마라고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해 주는 게 고맙다.
의논이 아니고
통보라 해도 
모르는 것보다는 알고 걱정하는 게 천 배는 나으니까....
 
느지막이 라면을 먹었다.
오후에 먹은 떡이 소화가 잘 안 되어서 저녁밥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한의원에서 준 소화제를 먹었더니 쑥 하고 내려갔는지
배가 고픈 거야..
그래서 라면 끓여 먹었다. ㅎ..
남편 알면 잔소리겠지만..
남편은 이미 꿈나라고..
내일 아침이면 증거 인멸 확실해질 테니...
걱정 없다.
일찌감치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새 나라의 어른이가 되어 
보면 어떨까 하고 있다.
잘 되기 힘들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