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린다.
대설주의보가 내려졌다는 안내 문자가 와서
창문을 열어보니 눈이 제법 쌓이고 있다.
오후에 산책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흐려지기는 했는데 눈이 다시 내릴 줄은 몰랐다.
눈이 제법 많은 겨울이다.
눈은 소리도 없이 내려서 미리 날씨 정보를 알고 있지 않는 한
알 수가 없어 아쉽다.
조금 이른 시간에 알았더라면
멍뭉이 데리고 잠깐 동네 골목에라도 발자국 몇 개쯤
만들어 놓고 들어왔을텐데 말이다.
내일 아침에도 수은주가 제법 내려가던데
얼어붙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눈이 내려 쌓여서 그런가
창밖이 제법 밝아 보인다.
눈이 뻑뻑하다.
오늘 요가교실 청소당번이라 일찍 가서 청소하고 요가하고
집에 왔더니 좀 힘들더라고..
사과랑 배랑 포장해서 언니네 택배로 보냈다.
명절마다 보냈는데
올 해는 과일이 그다지 맛도 없고 택배 보낼 만큼
선물이 많이 들어오지 않아서 말까~ 하고 있었는데
줄어들지 않는 과일..
그렇게 과일 좋아하던 모모여사는 어디 가고..
우리 집 남자도 사과나 배를 많이 좋아하지를 않는다.
중간중간에 천혜향 하고 레드향 몇 개 넣고
흑토마토도 비닐로 싸서 넣었다.
사과와 사과 사이 배와 배 사이에 넣었으니
그다지 움직일 일 없으니 눌려서 터질 것 같지는 않았지만
혹시 몰라
그 아이들은 비닐 옷을 단단히 입혀 보냈다.
언니는 회사에 가져가서 먹는다니..
잘 먹는 사람이 먹으면 좋지
거기다 언니 목도리도 같이 보냈다.
다섯 개 떴던 목도리가 하나 남고 다 나갔다.
그 남은 건 엄마 드릴 거고
동네 언니 줄 거는 오늘 다시 시작했다.
목도리 그만 뜨려 했는데 다시 뜨고 있네...
엄마네 마당에도 눈이 내리네
아직 엄마 방 창가에는 불빛이 새어 나오고 있는데
안 주무시는 걸까?
주무시는데 또 전등을 켜놓고 계시는 걸까?
누우면 텔레비전 보다가 그냥 주무신다고..
그래서 리모컨 옆에 두고 불 끄고 텔레비전 보셔!
환하게 주무시면 깊이 못 자고 자주 깨잖아. 했는데
모르겠다.
전화하자니.. 주무시는 거 깨울까 싶고
그냥 말자니.. 깊이 못 주무시고 다시 깰까 싶다..
눈은 정말 살금살금 소리도 없이 내린다.
내일 아침 모습은 어떨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