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 2025. 2. 16. 21:13

지난가을에 말려놓은 천일홍이다.

겨울 끝자락까지 오니 뭔가 좀 있는데 없는 듯해서

버리자니 아깝고

말릴 때는 천일홍이니 천일이 어떻고 저떻고 하고서는

한 계절을 지나니 물린다 하고 있는 나도 지금의

솔직한 감정이고 해서 담아두는 그릇을 바꿔보자 해서

바꾸었더니 새로운 기분이 든다.

없었던 듯 있던 꽃이

있었는데도 새로 들여놓은 듯한 기분이다.

어떤 사람이 입느냐에 따라서 옷의 분위기가 달라지 듯

꽃병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서 익숙한 꽃으로도 새로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아직..

거실엔 미니 트리 불빛이 반짝 거린다.

건전지가 끝날 때까지만~ 하고 있는데

여전히 반짝이고 있다.

반짝반짝반짝... 예쁜 트리..

 

어제 새 식구가 생겼다.

구피 여섯 마리가 입주했다.

그것도 수컷으로만~

내가 참 수컷을 좋아하나 봐. ㅎ..

아들도 둘이나 있고,

멍뭉이도 그렇고 구피까지..

사실은 새끼를 먹이로 인식하는 구피에게 놀라

키우고 싶은 마음이 1도 없었다.

그 뒤로도 몇 번이나 키워보겠냐는 말을 들었지만

사양했었는데

문득 수컷만 키워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날 따듯하다는 날 모셔왔다.

제법 잘 적응하고 있다.

눈을 즐겁게 해 줄 작은 어항이 있어서 좋다.

트리 깜빡이 멍

멍뭉이 멍

거기다 구피 멍까지...

멍~하다가 멍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다.

 

엊그제는 미용실에 다녀왔다.

명절 전에 갔어야는데

독감 때문에 또 소화 불량 때문에 그리고 두통 때문에

미루다가 산발이 되는 머리카락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어서

미용실에 가서 염색도 하고 자르고 왔다.

5년 넘게 다니는 미용실이니 알아서 잘해주시려니.. 하고

집에 와서

거울 속의 모습을 들여다보니.. 이건.. 뭐...

좀 길러볼걸..

세팅이라도 말아서 좀 풍성하게 길러볼걸.. 싶은 아쉬움

정돈되기는 했는데

정돈되니 더 확실하게 드러나는 민낯의 초췌함이라니...

잘려나간 머리카락 다시 내놓으라 해서 붙일 수도 없고..

머리카락이라도 풍성하게 만들어

화사하게는 아니어도 마른 나뭇잎 같아 보이는 일은

만들지 말았어야 하는 건 아닌가 하는 후회..ㅎ.. 미련..

버스는 이미 떠났다.

내 머리카락은 이미 잘려 나갔다...

다듬고 좀 길러볼까? 그러다 보면 더워지겠지...

아니야..  머리카락 자라길 바라는 것 보다야

살을 찌우는 게 더 빠르겠어.

어제저녁에는 병원 조제약 먹었더니 

소화에도 도움이 되었는지 배가 고파 간식도 먹었는데

오늘은 또 아무 소식이 없네..

한 달 전쯤 구입한 와플기계에 쑥 인절미 절반을 넣어

구웠는데 바삭하다.

낱개 포장되어 파는 인절미 하나를 반으로 나누어 

와플 두 개를 만들어 먹었는데 다 못 먹었다.

이런.. ㅎ..

어떻게 해서 먹느냐에 따라 많이 다르구나 싶은..

마치 뻥과자처럼 그렇게..

남편이 별로 안 좋아하네..

이 기계도 잘못 구입한 듯싶다.

내가 얼마나 먹겠어. 

아니 나 혼자 먹자고 이 기계를 얼마나 부려 먹겠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