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이
집안이
티브이 소리로 쿵쾅 거리는 날은
내 컨디션이 아주 좋거나
남편과 삐그덕 거리거나
습관적으로 소리를 키우는 남편과
그 소리의 크기만큼 고슴도치가 되어가는 나
모르는 걸까 모르는 척 하는걸까
못느끼는 것이겠이
소리가 크다는 것을
엇저녁
뒷정리를 하고 들어 와 보니
남편이 등을 돌리고 졸고 있다
옆에 앉으며 테레비 돌려도 돼,? 하니
그러란다
채널 돌리고 있는데 멍뭉이가 뭔가 찾는데 없으니 끙끙 거리며 남편 베개를 긁어댄다
뭐 찾아 ? 거기 암것도 없어 하며 살짝 베개 귀퉁이 들어 보여줘도 끙끙
이불 이쪽 저쪽을 들추어 봐도 보이지 않는 멍뭉이 애착인형
몇 번 이불이 들추어지니 뭐라하는 남편
미안 멍뭉이가 뭘 찾아서 했더니
코 좀 그만 먹어라 듣기싫어 죽겠네 하는데 서운함이 폭발했다
자기는 감기 걸렸을 때 안 그랬어! 알았어 미안해 나갈께
둘째 방으로 가
뜨개바구니랑 폰 챙겨 작은 아이 방으로 가는데
멍뭉이도 데려가 하는거다
그래서 멍뭉이 안고 나오는데
문 닫고 가야지 한다
문 닫고 나오면서 한 번 나가면 다시는 안 들어 와 하고 나왔다
나와보니 멍뭉이 계단이 필요한거다
그래서 계단 들고 나와 작은 방 침대옆에 두고 앉았는데
멍뭉이가 자꾸 나간다
남편이 있는 방문 앞에 서서 열어 달라한다
그래서 문 열어주고 계단 가져다주고
금방 다시 올줄 알았더 멍뭉이는 오지않고
작은아이 방에 누워 있는데 뭔가 낯설다
내가 과민반응했나 듣기 싫은 건 사실인데 싶은
각방 물론 편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시작하는 건 아닌 듯 싶고
생각이 많아지는데
불빛이 세어 나가니 어머니 빈방에 불 켜놨다냐 문 벌컥
ㅎ
그래 이건 아닌 것 같아
씻기도 해야하고
슬그머니. 안방 문 열고 들어오니 그렇게도 따라 다니던 멍뭉이는 코까지 골며 주무시고 남편은 완전소등하고 벽쪽으로 누워있다
씻고나와 슬그머니 누웠는데 잠은 안오고 밤은 길다
한 시 넘어가니 평소처럼 남편이 거실로 나가고
다섯 시 넘어가니 딸그락 뭔가 아침식사를 대신하는 소리
못 들은 척 시간 맞춰 나가니 난 밥 먹었어 한다
그래. 어머니만 드시라하고
요가 하면서 생각하니 듣기 싫을만도 하겠더라고
지난 1월부터 병원 약이 떨어지질 않았으니 말해 뭐해
감기인지 알러지안지 알 수는 없지만 하루빨리 멀쩡해지고 싶어 병원가서 약 받아 왔다
결국은 이 시작도 내 골골 때문이고
남편과 삐그덕일 때는 대부분 나의 골골송이 길어질 때
보약 해줘
병원 데리고 다녀
걱정없이 살게 해줘
그럼에도. 무한 골골
나만 건강하면 아무 문제 없는 것을
골골 탈출의 꿈을 꾸어야 할 타이밍인 모양이다
비 온다
낮잠자기 좋은 날
약기운에 더 그런 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