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사실 비라고 하기도 예매한 정도의 비가 방울방울떨어지다 말다를 반복했다.그래도 어찌나 반가운지 이유 없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그네에 앉아 비 마중을 했다.입이 댓 자나 나온 사춘기 딸내미 마냥 하기 싫어 죽겠는데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는 듯그렇게 하늘은 찔끔거렸다.그래도 비라고화분들 다 마당에 내려놓고..화초들은 축축하니 젖었다.젖은 꽃밭을 보니 뭔가 마음이 풍요로운 것은가을 탓인가 싶기도 하다.풀벌레 소리가 처량하게 이어지는 것이그것도 비라고 쉬어 가는 모양이다.그래도 바람결이 달라졌어.가을비 한 자락에는 옷 한자락 늘어난다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이렇게 한가하고 여유로운 명절이 있었나 싶기도 하고..편하고 좋기도 하지만 뭔가 어색하고 불편하기도 해.언젠가는 괜찮아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