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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낮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사실 비라고 하기도 예매한 정도의 비가 방울방울떨어지다 말다를 반복했다.그래도 어찌나 반가운지 이유 없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그네에 앉아 비 마중을 했다.입이 댓 자나 나온 사춘기 딸내미 마냥 하기 싫어 죽겠는데 어쩔 수 없이 해야 한다는 듯그렇게 하늘은 찔끔거렸다.그래도 비라고화분들 다 마당에 내려놓고..화초들은 축축하니 젖었다.젖은 꽃밭을 보니 뭔가 마음이 풍요로운 것은가을 탓인가 싶기도 하다.풀벌레 소리가 처량하게 이어지는 것이그것도 비라고 쉬어 가는 모양이다.그래도 바람결이 달라졌어.가을비 한 자락에는 옷 한자락 늘어난다더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이렇게 한가하고 여유로운 명절이 있었나 싶기도 하고..편하고 좋기도 하지만 뭔가 어색하고 불편하기도 해.언젠가는 괜찮아지겠지..

몇 해 전

몇 해 전에 언니가 그랬다.틈만 나면 밖으로 나간다고..집에는 답답해서 못 있는다 했다.그래서 그렇게 알아 들었다.요즘 내가 그렇다.답답해서 못 있는 것이 아니라 온몸이 쑤시고 아파서 못 있는다.나가서 뭐라도 하고 있으면 잊는다.그래서 남편이 나가자 하면귀찮은 몸 이끌고 나간다.파크골프를 배우기 잘한 것 같다.연습도 하고 운동도 하고남편이랑 같이 다니니 남편도 좋고나도 좋다.명절 전날 파크골프 치러 다니는 부부다. 우리는전 부치지 않은 명절..이 집에서 살아 온 삶의 첫 명절이다. 참 신기하지살아보니 이런 날도 있다.명절 같지 않다.편하고 좋다.이렇게 편하고 좋은 것을.... 남자들은 절대 모르겠지.

명절 전인데 한가하다.

여기 노트북이 앞에 있는 창가에 앉으면 풀벌레 소리가 참 잘 들린다.뒷골목으로 이어지는 뒷집 마당이 숲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거기다 가로등이 있어 따로 등을 밝히지 않아도 제법 밝아서 좋다.명절인데 명절 같지가 않다.이번 명절부터 차례를 지내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정말 차례 지내고 싶지가 않았는데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이런 마음이 들기까지는물론 서운해 하는 부분도 있고 그렇겠지만 우리도 우리 나름의 타당한 이유가 있다.어쨌건.. 그렇게 되었다.그래서 우선 전을 안 부치기고 했다.처음에는 애들 먹을 거라도 하고 싶었는데 제사도 안 지내는데 전이냐 하실 것 같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이야기를 듣고 물론 아이들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게 사실이기도 하고..딱 포기하고 나니 이렇게 후련하고 좋을 수가 없다.갈..

하루종일

하루 종일 두통과 싸웠다.이유를 알 수 없는 두통.. 뭐 사실 이유는 있다.명절 증후군..ㅎ..증후군이라는 말이 참 싫다.그냥 핑계 같다고나 할까?말에는 힘이 있다는 말을 믿는다.그럼에도 너무 쉽게 이야기하고너무 쉽게 변명하고 너무 쉽게 좋지 않은 말들을 내어 놓는다.그러니 이렇게 비실 거리는 것도 말의 힘이아주 없다고는 볼 수 없겠지.그나저나 정말 가뭄이 심한 것 같다.여름에도 그렇게 비가 없더니 가을도 메마르다.적당한 비와 햇살이 있으면 좋으련만 이렇게도 메마른 해가 있었던가 싶을만치 가물다.꽃밭에 국화는 시들하고 텃밭에 꽃차 만들려고 심은메리골드는 기운이 없다.이번 주 토요일에 비소식 있던데 기다려도 좋을지 모르겠다.

깊어가는 가을

9월도 깊어가는 초저녁귀뚜라미 소리가 짙다.아기 볼 같은 반달이 여린 어둠 속에반듯하게 흐트러짐 없이 곱고언제나처럼 서너 발치 떨어진 곳에서 반짝이는 별이외로워 보이지는 않는다.창 밖에 가로등은 사람을 위한 건지 길냥이를 위한 건지그도 아니면 밤이 새도록 서 있어야 하는 나무를 위한 것인지인자하기 그지없는 모습은 여전하고명절이 코앞이라고나는 괜찮은데 몸이 먼저 버석 거린다.바사삭바사삭조금만 힘을 주어 쥔다면 부서질 것 같은 몸은벌써 부터 두통으로 무장하고더부룩함으로 거리 두고 울렁임으로 눈치 주며비틀 거림으로 긴장하라 한다.언제쯤 걱정 없이 고양이 담 넘어 다니든 지나 칠 수 있을까?머지않아 곧 그런 날 오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누구를 위한 명절이고누구를 위한 연휴인지..아이들 생각하면 이런 생각 안 ..

노트북이 아플 모양이다.

작은아이 대학 졸업반 때 구입한 노트북이고 보면 나이가 제법 있다.그래서 그런가 잘 되다가도 한 번씩 일하기 싫어한다.하긴 그때가 언제여 한창 코로나가 성행했을 시기였으니 오래되기는 했다.그래도 일 많이 안 시키고 내버려 두는 일이 더 많은데 왜 나이를 먹나 싶기는 하다.하긴 나도 그렇게 고된 노동을 하며 살지는 않았는데비실 거리는 거 보면 뭐 딱히 노트북을 뭐라 할 처지는 아니다.어제도 일기쓰려고 노트북을 열었다가 마음대로 되지 않아그냥 말았는데 오늘도 만만찮기는 마찬가지다.업그레이드 문제 같은데 잘 모르겠다.가능하다면 이렇게 저렇게 한 5년만 더 같이 있고 싶은데 말이다.아니 더 오래 같이 있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 이상은 무리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쪽발이 이쁘게 떴다.해 지면 가을이고 해 뜨면 여..

안과

안과에 갔다.접수하고 검사 기다리는데사람이 진짜 많다.병원에 가면 아픈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이 참 신기하다.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검사...6개월 후에 오시라 했는데 많이 늦으셨네요. 네....죄인처럼 목소리가 기어 들어간다.병원에 오는 건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다. 그냥 우울하다.안과는 더..꼬박 한 나절은 일상생활을 할 수 없으니 더한 것 같다.그래서..몇년째 이어지고 있는 정기검진..그래서.. 딱 1년 만에 왔다.이것도 오기 싫은 거 남편이 잔소리해서 왔는데..급 우울해졌다.어디가 죽을만큼 아픈 것도 아니고일상이 불편할 정도로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말 그대로 별일 없나 점검하러 오는 것뿐인데늦게 왔다 하니 우울해졌나.건드리기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검사하고 검사하고 검사하고..대면한 주치의...

조금 피곤하길래

조금 피곤하길래 자려고 누웠더니 금방이라도 빨려 들어갈 것 같은 잠은 사라지고 몸만 피곤해서 벌떡 일어났다.이럴 때는 아직 움직이는 것이 좋다.아홉 시도 안 되었는데 벌써 무슨 잠이야 싶기도 하지만와 줄때 자바야 하는지라.. 좀 머머뭇 거리다 보면 아주 멀리 가 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기는 하다.엄마가 지난 여름에 삶아서 얼려서 주신 옥수수를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고 있다.옥수수는 앉은 자리에서 세 개는 먹는다.맛있다.물론 바로 쪄서 먹는 것처럼 맛있지는 않지만세상에서 엄마 말고 누구심고 가꾸어서 삶아서 얼려서까지 주겠는가.나는 그냥 전자레인지에 5분 돌리면 되는 아주아주 편리하게 옥수수를 먹고 있다.참 좋다.오후에 전화 했는데 엄마가 목이 아프시다 한다.이제는 연세도 있으시고 해서 혼자 계실 때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