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251

한 해가 마무리 되어 가고 있다.

따듯한 차와 따듯한 온기를 내뿜는 난로와 아름답게 타 오르며 따듯함을 느끼게 하는 불멍난로 옆에 앉아 2023년도 마지막 날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따듯하게 보내고 있다. 사실 차가운 캔맥 하나 마시고 싶었는데 따듯한 차로 대신하길 잘한 것 같다. 이렇게 따듯한 것들이 많은 곳에서 따듯하고 조용하게 올 해를 마무리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복된 일인가 말이다. 올해는 참 일이 많았다. 마음도 아팠고, 불안도 했고, 행복하기도 했고, 속상하기도 했고, 자랑스럽기도 자존감 떨어지기도 했다 늘 언제나 어느 해나 그랬던 것처럼 좋기도 그렇지 않기도 했지만 그래도 좋은 일이 더 많았던 것 같아서 감사하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조금은 더 안정적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냥 안정.. 남편도 아이들도 그리고 ..

비가 내렸지......내리네

가만가만 비가 내리더니 어느새 그쳤네. 비 내리고도 많이 추워지지 않은 한 해의 끝자락.. 남편이 언니랑 동생한테 치킨 쿠폰을 보내줬다. 고맙네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면 벌 거 아닐 수 있지만.. 어딘가 모르게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기도 하고.. 나도 실행 못하는 부분.. 물론 성격 탓도 있다. 부담스러워 할까봐서.. 그거 치킨 쿠폰 그게 뭐라고.. 그렇지만 그것도 마음이 없으면 못하는 게 맞는 것이기는 하다. 하루종일 비실 거렸다.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그랬다. 목소리는 갈라지고 몸은 늘어지고 속은 아프고.. 병원 다녀오라는 남편 말에 오늘 토요일이고 병원 갈 만큼은 아니라는 나.. 꼭 울 엄마 보는 거 같다. 감기 심해지기 전에 병원 다녀 오시라 했더니 토요일이라며 괜찮다 하셨다. 그리고는 일요일 ..

어제부터

잘해보자고 운동 시작했는데 무리한것도 아닌데 단백질 한잔 마셨는데 소화가 안된다 싶었다 그렇다고 포기하면 안되는 거 알기에 산책도 다녀오고 큰아이 운동화 사러도 다녀오고 큰아이가 연말이라고 산 생선회도 맛나게 먹었는데 탈이 났다 배는 쓰리고 아프고 화장실은 들락 거리고 눈물에 콧물까지 위로도 올라 오려고 해서 용 쓰고 있는 중이다 배에 핫팩을 대고 있어도 소용 없고 소화제 먹자니 속이 더 쓰릴까 싶고 눈치 볼 사람 없으니 위장 눈치를 다 보고 사네 이게 뭔 일이래

오랜만에

우리 멍뭉이를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하는 말 두 마디가 있다. 멍뭉 간식 줄까! ㅎ.. 근데 이 말은 자다가 얻어 듣는 경우는 없다 단지 멍뭉 아빠 오신다~ 의 다른 말이 멍뭉아 간식먹자 라는 말하고 동의어이다. 아빠 나갔다 오면 버선발로 나가 반기는 것이 이쁘다며 주어 버릇 한 간식이 습관이 되어서 이제는 안 주면 내어 놓을 때까지 따라다는 귀욤~' 그리고 또 하나.. 멍뭉아 산책갈까~ 귓속말에 대고 속삭여도 자고 있는데 불로 이야기 해도, 벌떡 일어나 꼬리를 흔들며 좋아라 한다. 간식이 좋은 것은 알겠는데 산책이 그리도 좋을까 싶다. 그래서 산책을 빼 놓을 수가 없다. 아무리 피곤하고 아무리 일정이 바쁘고 별 일이 있어도 비가 오거나 골목이 너무 젖어 있는데 엊그제 씻겼거나... 내가 집에 없거나...

익숙해져야..

새로 주문한 멍뭉이 하네스가 도착했다. 제대로 맞지 않은 하네스로 오랜 시간 동안 고생했을 멍뭉이를 위해 이번에는 가슴둘레를 재서 제대로 주문한다고 했는데 옷 입고 하니 딱 맞다. 두툼한 니트도 아니고 입고 활동하기 딱 좋은 니트인데 딱 맞다. 분명히 6kg까지 착용 가능하다고 했는데 울 멍뭉이는 5kg인데 산책 많이해서 가슴근육멍인가? 새삼 놀랬다. 다이어트해야 하게 생겼어. 저것보다 더 큰건 또 몸에 맞지 않아 불편할 거고... 그래도 옷 벗기고 해 보니 낙낙하니 딱 좋기는 하드라고.. 요즘 오디오북을 정말 열심히 들었다. 아침에도 남편 출근하면 듣기 시작해서 청소기 돌릴 때만 안 듣고 혼자 있는 시간은 대부분 들었던 것 같다. 지난번에 들은 장편소설이 12권까지 있어서 그 호흡이 좀 많이 길어서 물..

달이 곱게도 떴다.

저녁을 먹고 분리수거를 해서 내놓으러 가는데 달이 곱게도 떴다. 말간 겨울 밤 하늘에 말갛게 세수를 하고 나온 둥근달.. 달이 밝아 참 포근하구나 싶었다. 달이나 별을 보게 되는 날이면.. 아이들 하교시키던 기억이 문득문득 떠오른다. 초등 때부터 고등학교까지 그리고 대학 때도 가끔.. 큰아이는 직장 다닐 때도 회식하거나 친구 만나고 들어오는 날이면 가끔 버스정류장에서 아이를 기다려 데리고 들어오곤 했었는데.... 나가면서 단 한 번도 귀찮다 생각해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 잠깐.. 늦은 시간에 현관문을 열고 나가 차 있는 데까지 계단을 내려가 걸어가는 그 잠깐의 시간 속에 하늘을 올려다보는 건 습관이었고.. 별이 많네... 달이 밝구나.. 어머 쪽발이 이쁘게도 떴네.. 하며 늘 별은 달은 그리고 밤..

눈이 곱게도 내렸다.

눈이 곱게도 내리고 있었다. 소복소복 쌓인 눈 위로 바람느낌 하나도 없이 곱게도 내리는 눈은 여느 꽃잎의 날림과는 또 다른 고요함과 처연함이 있어 더 애틋하다. 곱게도 내리는 눈이 가득 찬 거실 창을 바라보고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오늘 작은아이 올라가야 하는데 싶은 걱정과 함께 날이 따듯하다 했으니 걱정 없어... 싶은 마음 곧추 세우며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내 시선을 잡아당기는 창밖에 내리는 눈을 어찌하지 못했다. 겨울아침 눈이 곱게도 내린다. 벚꽃날림하고는 또 달라.. 하며 한없이 멍한 시선을 창밖에 빼얏긴 채였다. 열 시쯤 작은아이 케리어 하나 사다 주려고 나가는데 벌써 도로에는 눈이 다 녹고 있었다. 제주도 여행 간다는 아이는... 작은 케리어가 없어서.. 큰 건 귀찮고 하다..

아이들이랑

멍뭉이는 졸고 있어도 귀엽다. 저렇게 졸린데 눕지 않고 앉아서 버티는 이유는 뭘까? 8년을 같이 살았어도 다 알 수 없는 마음이다. 큰 아이랑 작은 아이랑 점심에 순두부 먹으러 갔다. 근처에 유명한 맛집이 있는데 솔직히 나는 예전 맛이 아닌 것 같아서 그런데 여전히 거기는 사람이 많다. 시간 잘못 맞춰 가면 대기는 당연이고 자리에 앉아서도 기다리는 시간이 하염없을 때가 있다. 큰 아이랑은 종종 와서 먹기는 했는데 작은아이는 오랜만이라며 잘 먹는다 내가 사 주려 했는데.. 폰에 지문인식이 잘 안돼서 비밀번호 찍는 사이에 큰아이가 계산했다. 고맙기도 하고.. 또..대견하기도 하고.. 게임 많이 한다고 맨날 잔소리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다 커서 둘 다 운전하고 다닌다아..했더니 두넘 이구동성.. 엄마..

추운 날이다.

우와 춥다. 노트북 화면에도 약간의 습기가 올라오네 창가여서 춥기는 추운 모양이다. 노트북을 창가에 두면 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아이가 집에 왔다. 밤 운전 위험하다고 내일 오면 어떠냐 했는데 괜찮다 그래서 조심히 오라 했다. 우리 아들도 은근 겁이 많은데 그래도 나만큼은 아닌 것 같아서 다행이다. 내일 쉬고 모레 올라간단다. 크리스마스는 여자친구랑 보내야 한다나 뭐라나... 그래 그러라 했다. 아이가 집에 자주 와서 좋다. 그만큼 지 마음이 안정이 되었구나 싶어서다. 대학원 다닐 때는 그 넘의 실험에 매달리고 논문에 매달리느라 명절 때도 잘 못 내려왔었는데 말이다. 이렇게 틈 있을 때 내려오니 저도 좋고 우리도 좋다. 모임 나갔던 남편이랑 아들이 같이 들어오는데 우리 멍뭉이 남편 아닌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