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251

눈이 내렸어.

눈이 제법 내렸다. 아침에 글을 하나 썼는데 폰이 오류가 나서 날아갔다. 눈이 내렸는데 쌓이지 않은 것처럼 일기를 하나 썼는데 쌓이지 못하고 사라졌다./\. ㅎ.. 날이 많이 춥다. 전기난로도 켜고, 에탄올 난로도 켰는데도 차가운 기운을 다 어쩌지는 못하는 것 같다. 에탄올을 주문해서 내일은 올 거 같아서 많이 채워 불을 피웠는데도 춥다. 확실히 보일러가 들어가지 않는 이방은 추워... 발가락이 시려서 발을 난로 가까이 대고 있으면 좀 뜨겁다 싶고 손이 시려 손을 난로 가까이 두면 뜨겁다 한다. 아무리 좋은 것도 너무 가까이 두면 좋지만은 않다는 것을 이렇게 또 일깨운다. 시시티브이로 보는 엄마네 마당엔 아침 일찍눈길이 생겼었다. 엄마가 일어나자마자 정갈하게도 눈사이에 길을 내어 놓으셨다... 그리고는...

다음

거실에 앉아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굳이 옆에서 자고 있는 멍뭉이 코까지 골며 자고 있다 지 자던 곧에서 자면 조용하니 더 좋을텐데 멍뭉이 한테는 내가 안식인가 보다 엄마 다음 생에는 딸로 태어나라는 가사의 노래를 들으며 마음이 울컥 했다 그런데 나는 엄마가 딸로 태어나 다음 생을 살아간다 해도 엄마처럼 엄마 할 자신이 없다 그래서 엄마한테 더 죄송하고 미안했다

두통

뭔가 모르게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날이었다. 두통도 있고... 서 있다가 또는 뭔가 하다가 자세를 낮추거나 앉으려고 할 때 생기는 두통.. 그 두통이 밀려들기도 하고.. 그 두통의 원인이 오래전에 한의원에서 뭐라 했었는데 잊었다. 근데 그 깨질듯한..아니 터질 것만 같은 두통은 약으로도 잘 다스려지지 않는 거라 두려웠다. 사실 오늘은 그정도의 강도는 아니긴 했지만 조심해야겠구나 싶었다. 감기가 오려고 그러나 싶기도 하고.. 유난히 춥게 느껴져 바슬바슬 떨었던 날.. 그래도 저녁 먹고 좀 나아진 거 같아서 다행이기는 하다. 그래도.. 오늘은.. 내일은 좀 조심해야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컨디션이 난조이면 이명은 더 신이 난다. 아주 신이나서 울어댄다. 이 것을 이 소리를 덮어 버릴 뭐 그런 거 없나 싶다..

춥다.

오늘 하루도 다 가고 있다. 날이 많이 추운데도 햇살은 따듯해서 집안에 있는 동안에는 그다지 불편하지 않았다.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어찌나 포근하고 부드럽던지 겨울엔 확실히 햇살이 제일 좋다. 햇살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너무 커 날이 흐렸다면 엄청 춥게 느껴졌을 것 같아. 날마다 산책 나가는 천변의 몇 년 전 사진이다. 오늘도 영하 11도 라는데 물은 찰랑찰랑 하더라고.. 며칠은 더 그렇게 추워야 강도 얼어붙는 모양이다. 춥다고 빠질 일 없는 멍뭉이 산책 오늘은 간단하게 동네나 한 바퀴 돌고 집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이틀이나 산책을 못 나간 멍뭉이에게는 추위 따윈 핑계가 될 수 없는 일. 덕분에 걷는다. 저 아이 아니면 내가 이 추운데 한시간이 넘어가는 시간을 걷고 다니겠나 싶다. 에탄올 난로가 오늘은 ..

눈이 내린다. 아침에 내리던 비가눈꽃으로 피어 곱게도 내린다. 내방 책상이 있는 작은 창가에 앉아 창문을 활짝 열어놓고 눈을 마주하고 앉아 있다. 좋다. 바라보는 배경이 더 이쁘면 좋겠지만 횡횡한 꽃밭과 담장 너머 헐벗은 느티나무가 있는 풍경에 내리는 눈도 좋다.. 눈이 내린다. 가만 가만히 젖은 땅에도 겂업이 내려앉은 눈이 처연해 보인다. 손끝이 시리다. 열린 창으로 보는 눈은 그냥 좋고..예쁘게도 내리는데 눈꽃 사이사이를 채운 공기는 차갑다 못하 시리다. 그래도 참 좋다. 눈이 내리면 뭔가 나만의 샘으로 빠져 들어가는 느낌이랄까.... 스윽스윽 시리다는 손을 비비니 건조함엥 소리를 낸다. 촉촉하게 관리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눈이 내리는 사진을 담고 싶었는데 눈은 잡히지 않아 꽃을 담았다. 눈이 너무..

밤 비가 내린다.

밤비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기온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 든다. 어젯밤에 느껴지지 않았던 오싹한 추위가 밀려 들어와 창문을 열었다가 바로 닫았다. 겨울 같지 않은 포근한 날씨가 낯설게 느껴졌는데 언제 그랬냐는듯 앞으로 며칠은 오싹하게 춥겠더라고.. 오늘 내 스웨터를 완성했다. 남편 스웨터 뜰때는 한 달이 다 걸린 것 같은데 내 거는 일주일정도 걸린 거 같다. 빨아 놓으면 괜찮을 것 같다. 대바늘로 스웨터나 조끼 하나를 더 뜰까.. 커튼을 다시 시작할까.. 생각하고 있다. 지금 시절은 대바늘로 옷 뜨는게 재미있기는 한데 너무 많다. 그렇다고 옷 떠서 누구 주기는 또 좀 그래.. 남편은 누구 줄 때 실수한 부분 이야기 하지 말라고 그러는데.. 내 눈에는 아무래도 부족한 부분이 보이니까.. 그리고.. 실도 그..

비가 내린다.

비 오는 밤이다. 빗소리를 듣고 싶어서 창문을 활짝 열어 놓았는데 춥네 난로를 끌어안다시피 가까이에 두었는데도 열린 창문으로 들어오는 비 묻은 밤은 춥다. 그래도 아이고 추워하며 급 문 닫고 싶을 만치는 아니야. 이 비 그치고 나면 추워지겠지. 빗소리를 듣고 싶어서 텔레비젼도 껐다. 그리고 형광등도 끄고 담장 밖 가로등불 아래 빗줄기를 찾아보는데 그 모습은 보이지 않고, 소리만 들린다. 밤비 12월에 밤비가 이렇게도 속닥 거리며 내리는구나.. 이 비가 눈이었다면 제법 쌓였겠어. 아마도 고립? 예전처럼 고립은 아니었어도 하얀 세상을 볼 수 있었을지도... 아까 유튜브에서 눈 내리는 어느 도시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음악과 함께 흘러가는데 한참을 들여다봤다는 거 아니야. 근데... 그게 진짜 내 눈으로 보는 ..

오랜만에

졸음이 밀려온다. 아니 눈이 뻑뻑하니 피곤하다고 해야 하나. 요즘은 피곤이 눈으로 오는 것 같기도 하다. 건조해서 그런가.. 아니면 손이나 몸만큼 눈도 쉬지 못하고 하루종일 뭔가 일을 해야 해서 피곤한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멍뭉이도 나이 들어가는 게 보인다. 물론 여전히 잘 먹고 잘 자고 잘 뛰어놀고 하지만 뭔가 털도 좀 푸석한 것 같고 탈모도 조금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잠도 많아진 것 같고, 산책 코스도 어느 만큼은 단축이 되었고.. 그래 너랑 나랑 같이 늙어가는 거야. 너 혼자 아니니 그래도 괜찮지. 달이 떴는지 가로등 불빛인지 밖이 밝다.... 아닌데... 밖에 달이 있을 리가 없는데 오늘이 음력으로 그믐일 텐데 말이다. 라디오에 사연하나 보내놓고 기다리고 있는데 이번에는 아닌 ..

비가 내렸다.

오늘도 어제에 이어 비가 내렸다. 어제는 주룩주룩 오늘은 오전 지나서는 비인지 안개인지 싶은 보슬보슬한 비가 보드랍게도 내렸다. 오늘은 큰아이 생일이다. 12월 12일 31년 전.. 그날은 추웠는지 어땠는지 기억이 없다. 다만 이넘이 세상에 나오겠다고 어찌나 엄마허리를 돌려대던지 이렇게 날마다 아프면 어떻게 살아. 곧 끝날 거니까.. 얼마 안 남았어. 하며 견디었던 시간들.. 그리곤 그날이 결국 손없는 날이라는 시어른들 성화에 엄마네 집으로 바로 가야만 했던.. 그땐 정말이지 추웠던 것 같다. 엄마가 덮어주는 이불이 무겁게 느껴질 만큼 힘들엇던 건 아이가 아니라 장거리 이동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느날 유치원 입학하고, 초등학생 졸업하고, 수능 본다 그러더니 군대 다녀와서 대학 졸업하고 직장 잡았다고 ..

비내리는 아침

창문 활짝 열어놓고 비묻은 별거 없는 마당을 내려다보며 따듯한 라테가 담긴 잔을 두손으로 안아잡고 멍하니 앉아있다 발가락. 끝으로 느껴지는 시림을 모른척 하며 갱년기 중년의 일상일거라는 온몸의 답답함을 털어낸다 슬그머니 내려간 기온과 함께. 자리잡은 내 화분들을 들여다 보며 비묻은 공기와 마주앉은 지금 이 평온이 참 좋다 멍하니 그냥 있으라면 언제까지나 있을 것 같은 그치만 발가락은 시리다 하고 청소는 이미 시작 된거나 마찬가지다 비가 내리는 날 커피는 더 좋다 오늘은 큰아이 생일이다 아들 생일축하해 날마다 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엄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