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 30

엄마의 봄..

엄마의 봄은 바쁘다.바람처럼 가볍게 움직이시며이 밭 저 밭 아랫 논 윗 논뛰듯이 걸으시던 엄마의 걸음은세월에 치이고 세월에 닳아서울안에 텃밭도 한없이 넓게만 느껴진다.울 엄마의 봄은 어떨까?겨울은 춥고 밤이 길어서 걱정봄은 일 너무 많이 하실까 걱정여름은 더위 드실까 걱정가을엔 부지깽이의 도움도 못 받아정신없이 바쁘실까 걱정걱정 걱정 그렇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울 엄마의 계절이어김없이 오고 가고 또 오고 가고 그랬으면 좋겠다. 찬 기운이 느껴지는 골방에 앉았다.계절은 분명히 바뀌었는데아직은 좀 춥다.겨울 추위에 비할 바 아니지만 말이다.오전에 엄마네 다녀왔다.봄이면 제비랑 소유권 전쟁을 치르시는 엄마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제비보다 내가 먼저 엄마네 집에 찾아가여기는 울 엄마네 집이거든! 도장 빡빡 받아 대듯..

날이 차다.

봄바람에 겨울 기온이 만나니 이건 한겨울 추위보다 더 움츠러들게 한다.봄 다 좋은데 바람은 감당이 안된다 안된다 했는데정말 바람은 감당이 안된다.아무리 겨울을 물러나게 하려는 몸부림이라 해도거침없는 바람은 무섭기까지 하다.태풍은 오히려 예보하고 경고하고 준비하며 맞이하는 것이라이렇게까지 대책없지는 않은 것 같다.나라가 산불로 시끄러운데바람은 그 기운에 춤을 추듯 날뛰어 다니는 모양새가.. 뭐라 말할수 없다.  이웃들이 봄을 맞이하기 위해 식물원을 들락 거리며화초를 들일 때나는 꾸욱 참고 최소한의 것들만 들였다.우선 집안에 들이는 데에 한계가 있었고...내가 정해놓은 구역 밖으로 벗어나는 것을 원치 않은 이유가 컸다.그리고...꽃밭에는 아직 새싹들이 다 올라오지 않은 터라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가 없었..

비가 내려주기를..

빗소리인가 싶어 방충망까지 열고 내다보니멀리 하늘에 별이 보이네이렇게 별이 반갑지 않기는 또 오랜만인 것 같다.세상은 온통 산불 때문에 시끄러운데 이렇게 늦은 밤에도 바람은 쉬는 법을 모르고 불어대고 있으니 큰일이다.별 떠 있는 거 분명히 봤는데 바람 아닌 빗소리처럼 들려서다시 한 번 눈 동 그렇게 뜨고 내다본 마당엔 비는 없고 바람이 있다.비가 내려 주기를...봄비 치고는 많이 왔어. 걱정 들을만치 많이 내려주기를 기대하는데 저 바람이 비를 몰아 내 버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나뭇잎이 있어. 나뭇잎 부비대는 소리도 아니고 이건 그냥 내 귀에서 나는 이명인가 싶다.내이 아침에는 흠뻑 젖어있는 세상을 만났으면 좋겠다.비 덕분에 산불 진화에 도움이 많이 되었다는 뉴스를 들을 수 있었으면좋겠다. 내 꽃밭에..

큰 아이 집에 다녀왔다.

아침 일찍 큰아이 집에 갔다.요가 수업이 있는 날이라 가능한 다른 일정을 잡지 않는데잊고 살만하니 하자보수팀이 온다고 해서 갔다.첫 집 처리하고 두 번째 집이라고... 했는데혹시나 싶어 일찍 갔다.큰아이 볼 수 있을까 했는데 아이 나가고 나 들어가고 하지 않았을까 싶다.현관에 들어서면서 보니 슬쩍 잔잔한 먼지가 눈에 들어와서그거 쓸어내고...가만히 앉아 뜨개질을 하다가 커피 한잔 먹고 싶어서 커피 한잔 내리다가 전기레인지 후드 필터가 눈에 들어오기에 슬그머니 갈아 놓고 커피 한잔 마시고..안 방에 이불 정리하러 들어가서 보고 안방 베란다 한 번 청소기로 밀고~현관 옆 화장실 슥슥 손 안 댄 듯이 닦아놓고...하자 보수하는 거 지켜보고..연세가 제법 드셨는데 아주 꼼꼼하게 조용하게 잘해 주신다.고맙다. 어..

봄이여서 하루가 더 짧다.

큰 아이가 주문 해 준 치킨~우리집에도 쿠0이0이 된다는 게 너무너무 신기했었는데그래서 이웃들에게 가르쳐 주려고 이야기 했더니이미 다 알고 있더라고~나만 몰랐다는 사실~당연히 되죠!! 하는데.. 헐~ ㅎ..시골이라 당연 안되는 줄 알았는데 말이다.가끔은 무진장 편리할 것 같다. 눈 떠 잠깐이었던 것 같은데 지나 버린 시간보다 남아있는 시간이 훨씬 작다. 오늘이라는 날짜 안에서..날이 좋으니 마당으로 나 돌아 다니는 일이 많아서 그런 모양이다.아침에 동네 한 바퀴꽃밭도 가고.. 마당도 둘러보고... 오후에도 꽃밭에도 가고..마당도 둘러보고 산책도 하고..그러다 보니 한참이나 길어진 하루 해가 그렇게도 짧게 느껴지는 모양이다.봄이어서 좋다.추워하지 않고 마당이든 산책이든 움직일 수 있어서 좋고꽃밭에 하나 둘..

따듯해서 좋은 날..

완벽한 봄날이었다.날마다 휴일이지만 세상이 정해 놓은 휴일이니 늘어지는 아침을 일으켜 세워 주는 건 햇살..포근해 보이고인자해 보이고너그러워 보이고 사랑스러워 보이고..또 뭔가... 유혹하는 것 같기도 하고..집안을 뒤져 세탁기를 돌려 마당에 널고..봄이 좋은 많은 이유 중에 하나는 빨래가 잘 마른다는 것..뽀송뽀송 빨래에서 봄 냄새가 난다는 것..그래서 봄이 좋다.  뭔가 살면서 현타가 올 때가 있다.밝은 대낮에 발가 벗겨진 느낌이랄까...인정하고 싶지 않아 변명이나 핑계로 치장하며 살다가어느 순간 한꺼번에 벗겨진 것 같은 순간그거 참... 비틀려 자라난 나무를 바로잡기는 쉽지 않다.그만큼의 고통과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겠지.그렇지만 그 의지는 모래톱과 같아서 바람만 불어도흔적 없이 사라져 버리고 만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