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칵 25

2025 설날풍경

발목 깊이까지 빠지는 눈을 밀었다.한쪽으로 쌓이면 녹는데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길은 내었다는 남편..아주 많이 춥지 않은 날씨 덕분인지소복이 쌓인 눈이 이불 역할을 했는지 바닥에 얼어 붙지는 않았다.하루는 내리면서 녹고어제는 내리는 대로 쌓이고..이틀을 내리는 대로 쌓였다면 어땠을까?감히 상상이 안된다.열 시쯤 차례 지내자 했는데눈은 계속 내리고..눈 속에 숨어버린 길은 두려움의 대상이고..조금씩 조금씩 늦어져서...차례는 그만 두고 모여 아침 겸 점심을 먹는 것으로마무리했다.편하더라고. ㅎ...물론 이미 다 준비되어 있어서 차례를 지낸다고 해도아무 문제없었겠지만뜬금없는 눈 때문에 건너뛰기가 된 차례가이렇게 가볍게 건너뛸 수 있는 거라는 걸... 뒷집 풍경이 흑백으로 표현하지 않아도흑백의 세상이다.눈..

찰칵 2025.01.29

멍뭉이랑 동네 한바퀴

찔레꽃 노랗게 피고 지더니하아얀 꽃이 흐드러졌다익숙한 풍경에 눈이 내리고 사진으로 새롭네낯선 풍경앞에 서 있는 듯 하다분명 만지면 차가운데보기만 하면 따듯하게 느껴지는 눈 덮힌 풍경우리동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뷰멍뭉이는 눈을 좋아한다멍뭉이는 산책도 좋아한다다행이다 나랑 같아서부르니 대답대신 바라본다그래도 카메라는 싫다한다눈 모자 쓴 국화예쁜 애가 더 예뻐졌다골방 창밖 풍경투명창으로 하길 잘했다계절이 머무는 캠버스같다

찰칵 2024.12.28

첫눈 소식

아침을 먹고 있는데 눈이 펑펑 펑 쏟아진다.우와 눈봐 첫눈이 저렇게도 곱게 내리네.... 했는데밥 숟가락을 놓기도 전에 함박눈은 비로 바뀌었다.조금 더 기다려야 하나 보다... 했다. 서울 남동생에게서 톡과 함께 첫눈 소식이 사진으로 왔다.누나 눈 와 회사 앞인데 예쁘네정말 예쁘다. 여기는 비 오다 말다 해. 눈도 몇 송이 오다 말았어~ 했다.내 동생이 이렇게 감성적이 아이였던가 하는 생각...하긴 빗소리가 참 듣기 좋다 했어.빗소리 듣고 싶어서 비가 내리면 가끔 멍하니 창밖을 내다본다 했다.애가 아니지 이제 동생도 쉰이 넘었어니...빗소리 좋아하고 눈 좋아하는 동생 나중에 한 십 년 후쯤은 우리 집에서그런 감성 같이 종종 느끼고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점심 지나 수원 사는 언니한테 톡이 ..

찰칵 2024.11.27

늦은 시절의 메밀꽃 밭

11월도 며칠은 지나간 오늘 일요일 아홉 시쯤 가자. 남편이 말했다. 너무 빠르지 않아? 거기까지 두 시간 넘게 걸려 가면 11시 넘을거야 한다 늦은 시기인 줄 알았지만 이상 기온에 늦게 개화했다는 말을 듣고 고창 학원농장 메밀꽃을 보러 갔다. 눈처럼 하아얀 꽃을 기대했지만 너무 늦은 우리 부부를 기다리기에는 메밀꽃은 갈길이 바빴던 모양이다.여물어 가는 꽃은 멀리서 보기에는 푸른 들판처럼 보였다. 여물대로 여물어 까만 씨를 물고 있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작은 꼬투리는 멀리 튕겨져 나갈 준비가 한창이었다유난히 하얗고 싱그렇게 피어있는 입구쪽 매밀꽃.. 그래 너라도 봐서 다행이다 하아얀 메밀꽃이 연두빛 잎사귀 위에 곱게도 쌓여있다.가을꽃의 대명사 백일홍은 아직 싱그럽고 예쁘다. 백일홍 색이 이렇게 다양한 줄..

찰칵 2024.11.03

옥정호 구절초 지방공원

올 가을 두 번째 방문이다.축제한다고 해서 왔다가 들러리 꽃들만 구경하고 갔는데꽃 만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남편한테 그냥 생각 없이 어제저녁 먹으면서 이야기를 했는데오늘 쉬게 되어서 가자~ 해서 갔었다.구절초보다 먼저 반겨주는 것은 가는 길에 본 코스모스그 어여쁨은 지난번 보다 좀 더 성숙함으로 어여쁘다.위 사진은 구절초 공원에 핀 코스모스다.꽃들이 모여사는 곳에사람들도 함께하고 싶어서 모여드나 보다.꽃 사이사이 발자국이 많아 길이 되어 버린 곳..꽃보다 예쁘고 싶어서 꽃 속에 들어가 사진을 찍는지꽃처럼 예쁘고 싶어서 꽃속에 파고들어 사진을 찍는지너도 예쁘고 나도 예쁘고 싶으니 그렇게 하는지는 모르겠다.한가득 구절초가 피었다.꽃이 주인인 여기는주인이 반겨주니 바람이 신이 나서 춤을 춘다.꽃보다 더 많은..

찰칵 2024.10.23

꽃밭에 내리는 비

천일홍이다. 엄마가 작년에 화분에 심어서 한가득 꽃을 피운 아이를 예쁘다 예쁘다 하시며 씨앗을 받아 놨다가 지난 몸 발아시켜 튼실하게 키워서 꽃망울이 새끼손톱 만하게 몇 개 올라오는 것을 주셨었다. 내게 온지 보름쯤 된 것 같은데 나에게 특별히 이쁨을 받고 있는 아이다. 이쁨을 받은 것 보다 더 많이 예쁨을 보여주는.. 어쩌면 먼 훗날 저 꽃을 보면 엄마가 생각이 날지도 모르겠다.아게라텀 솜풀꽃이라고도 한다. 모기가 마악 내 좋다고 쫓아다니기 시작할 무렵 야래향을 사러 인근 화원에 갔다가 색이 너무 곱고 생김이 너무 귀여워서 한눈에 너 우리 집에 가자~ 하며 데려왔다. 모셔 올때는 몰랐는데 이아이는 서리 오기 전까지 꽃을 보여주고 자연 발아도 잘하고 꺾꽂이도 잘 된다고 유튜브 선생이 가르쳐 주었다. 그래..

찰칵 2024.06.22

고사포

오랜만에 남편 쉬는 날 고사포해수욕장에 갔다. 지난 10월 즈음 일하러 왔다가 바다 좋아하는 마눌이랑 멍뭉이 생각나서 한 번 가자 가자 했는데 바빠서 미루고 미루다고 찾아간 고사포 구시포하고는 다른 곳이네 나는 같은 곳인 줄 알았어.날이 많이 춥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해변에는 모래만 고은 것이 아니었다. 돌멩이들도 곱드라고.. 조약돌이라는 노래가 아주아주 오래된 노래가 떠올라 흥얼 거렸다는.. 너무 좋아하는 멍뭉이 뛰고 또 뛰고 또또 뛰고,... 제 그림자 밟기라도 하는 냥 즐거운 멍뭉이를 보는 우리도 즐거웠다.저만치 멀어져 버린 바다가 좀 아쉬웠기는 했지만.. 더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인지 다가오고 있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는 거야.. 저쪽 보면 다가오는 것 같고... 또 이쪽 보면 멀어져 가는 거..

찰칵 2023.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