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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않아도 알아지는..

밤이 깊어가고 있는 탓일까?작은 세상에 들어 와 열흘 째 살고 있는 구피들의 움직임이 보이질 않는다.불 꺼진 거실.. 어두운 세상 저 작은 생명들도 어둠이 깊으면 본능적으로움직임을 줄이는 걸까?어디 숨었는지 숨을 곳도 없는 작은 어항 속에서보이질 않더니식탁등을 밝혀 놓고 한참을 들여다보니 살근살근움직임이 조금 있다.자는데 누가 불켰어! 눈부시잖어 투정하는 것 같다미안 잠깐 일기만 쓰고 불 끌게~ 점심에 짜장 먹으러 갔다.사실 나는 짜장을 먹지 않는다.언제부터 안 먹었는지는 기억이 없다.아주 오래전에는 마트에서 춘장을 사다가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은 기억이 있기는 하지만 그때가 언제인지까마득하다.중화요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기본적으로 기름기 많은 음식 자체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인 듯싶다.그래도 가끔 가..

지난밤에 내린 눈

아침에 일어나면 창밖을 내다본다.밤새 마당은 잘 있었는지 혹시 많이 추워 창에 성애는 끼지 않았는지습관적으로 내다본 오늘 아침의 세상은온통 하얗다.눈 내린다는 소식이 없었는데... 눈이 왔네..송이송이 곱게도 쌓여있다.아마도 지난 깊은 밤 너도 자고 나도 자고 멍뭉이도 자는 틈에 누구도 모르게다만 가로등 불빛이 내려앉는 마당에 골목에박꽃만 한 눈송이가 곱게도 쏟아졌던 모양이다.곱게 내려앉아 쌓이는 모습이 보이기라도 하듯가만가만 쌓여있다. 눈송이들이..발자국 콕콕 찍으며 남편이 나갔다.출근하는 남편 뒤로 흩어진 허물들을 정리하고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갈까... 하다가 뜨개를 잡았다.오랜만이 일찍 일어난 탓에 몸이 무겁기는 했지만내린 눈이... 이쁘게도 쌓인 눈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노트북이나 열어볼까?아니야...

폰을 바꿨다.

겨울바다가 폰 잠금화면이었다.십 수년 전에 갔던 추암이었던 것 같다.바다를 좋아하는데 자주 가지 못하니..그것도 동해쪽은 더 그러하니 늘 동경이었고그래서 잠금화면이 그 바다가 고정이었는데어느 날 어떤 감성에서였는지 흑백으로 설정을 해 놓았었다.뭔가 아련한 추억 속의 바다 같은 그 느낌..오늘 폰을 바꾸었다.자급제폰을 구입해서 바꿨는데세상이 좋아져서 설정에서 배경화면이나 잠금화면까지그대로 옮겨진다는..보안이 중요시 되는 몇몇 어플만 빼고는 그대로여서별로 손 볼게 없었다.그토록 오래 가지고 있던 잠금화면이 흑백인 것이산뜻한 새 폰에 어울리지 않은 것 같아서 원본으로 복원해 놨는데정신 사나운 거야..화질이 너무 좋아진 탓인가?그렇게도 좋아 보였던 생동하는 겨울바다의 맑은 파도가정신없어 보여... 이 뭐지? 싶..

한의원 다녀왔다.

마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투명해 보여서 뒤집어 보지 않아도 보이는 비닐 가방 같은먼저 다가와 주고먼저 선입견 없이 대해 주었던..너희가 인생을 뭐 알아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맘고생 하나는 둘이 핑퐁 하면 좋을 만큼너나 나나였던...그래서 겉보다는 속이 더 많이 상한..물론 겉도 똑같이 수숫대 같은...그런 사람..그렇게 속 끓이고 살았는데도 사람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는 것이신기한..난 나는.. 많이 뒤틀려 있는데 놀라울 정도로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그냥 좋았다.비슷해서 좋았고,색안경 끼지 않고 그냥 너는 나보다 더 고생했네....말해주어서 고맙고..언니는 나보다 더 힘들게 살았어요... 하며소름 돋아가며 옛이야기를 주고받았던..지난 늦은 겨울 직접 만든 생강차를 선물했었다.고마워서 어찌할 줄 모르시더라..

춥다

2월이 가장 추운 것 같다.달팽이처럼 집안에만 있다가 멍뭉이가산책 가자 해서 나갔는데 추위에 쫓겨 들어왔다바람 때문이다.바람만 아니면 이렇게 춥지는 않았을 텐데햇살은 이제 슬금슬금 봄을 준비하자 하고바람은 벌써 무슨 소리냐며 성질을 부리는 듯하다.끝 더위가 최고조이듯 끝 추위가 가장 매서운 거겠지.이번 봄은 더 포근했으면 좋겠다.세상도 나도 그리고 내 주변도..겨울이 너무 추웠어.보호막을 몇 겹을 둘러쓰고 있어도 추워서오소소 떨고 있는 듯 그랬어.그러니 제발 다가오는 봄엔더없이 따듯하고더없이 포근하고아무 근심걱정 없이아니 그런 생각조차 없이 햇살 잘 드는 양지에 앉아 꾸벅꾸벅 졸음이나 즐기는 그런봄이면 좋겠어.그 따듯한 봄그 포근한 햇살그 솟아오르는 생기 다 모아서이번 봄에 받고 싶어. 오로지 집중적으로..

쉽게 쉽게..

지난해 여름이었던 것 같다.이웃에서 꺾꽂이 잘 된다며 꺾어 준 란타나심어서 가을쯤 꽃을 몇 송이 봤었다.꽃 피우고 며칠 뒤~ 분양해 준 이웃에게 자랑했던 기억이 있다.그리고 추위에 약하다 해서...거실에 들였는데 지난 1월 꽃망울이 보이더라고..그래도 겨울이라 기대도 안 했었다.꽃망울이 새카맣게 타 들어가는 걸 몇 번 봤었기 때문이었다.그런데 이렇게 꽃을 피우더라고...짧게 곱게 피었다가우수수 떨어지고 말았지만 이 한 겨울에 피워준 이 아이가 얼마나 대견하고 예쁘던지...오늘은 일기를 쓰면서 어떤 사진을 넣나... 찾다가 한 달전쯤 찍은 이 사진이 눈에 들어오네...사진이 귀하기는 하다.나가면 춥고... 안에는 별거 없고..멍뭉이는 못생김이 흘러넘치고...~ㅎ..산책 나갔다가~얼어 죽는 줄 알았다.햇살은..

아크릴 모헤어 니트

완전 저렴한 모헤어다한 콘에 만천원정도 했던 것 같다합사해서 뭔가 해보려고 구입했었는데 색이 진해서 어울어지기를 거부하더라고그래서 몇년을 외면 당하고 있다가 모헤어에 꽂혀. 떠 봤는데 예쁘다솜털처럼 가볍고 얇아서 근데 포근해서 잘 입을 것 같다두 줄 잡아 또 하나 뜨고 싶은 것이 생겼는데 봄 니트 하나 뜨고 생각해 봐야지하나가 마무리 되어 가는 시점이 제일 분주하다뭘 뜰까 행복한 고민의 시간확실히 나는 뜨개질을 즐긴다

대바늘 뜨개 2025.02.18

점심을 먹고

햇살 좋은 한낮소파에 앉아서 뜨개질을 하고 있는데부담스럽게 쳐다본다.못 본 척 더 열심히 뜨개질을 하고 있는데도 계속 바라보고 있다.바쁜 척 더 속도를 내어 손을 움직인다.그래도 계속 계속 바라본다.너만 점심 먹고 나는 왜 간식 안 주는데! 하는 거다.나는 분명 밥을 먹고 멍뭉이 간식을 줬다.작은 것..아주 작은 닭가슴살 말린 것을 하나 주었다.홀딱 받아먹고는 뭐 잊은 거 없느냐는 듯 계속해서 바라본다.저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왜?뭐!어쩌라고~ 했더니기다렸다는 듯..예쁜 짓을 해댄다.줬잖아. 했더니안 먹었거든~ 하며 멍멍한다.이기지 못하고 일어나며그래 알았다 알았어.난 너 뚱뚱이 돼도 모른다~ 하며말린 고구마스틱 하나를 물려주니좋다고 물고 방으로 들어간다.ㅎ..저 부담스러운 시선..세상에서 가장 거부할 수..

그냥저냥

지난가을에 말려놓은 천일홍이다.겨울 끝자락까지 오니 뭔가 좀 있는데 없는 듯해서버리자니 아깝고말릴 때는 천일홍이니 천일이 어떻고 저떻고 하고서는한 계절을 지나니 물린다 하고 있는 나도 지금의솔직한 감정이고 해서 담아두는 그릇을 바꿔보자 해서바꾸었더니 새로운 기분이 든다.없었던 듯 있던 꽃이있었는데도 새로 들여놓은 듯한 기분이다.어떤 사람이 입느냐에 따라서 옷의 분위기가 달라지 듯꽃병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서 익숙한 꽃으로도 새로운 분위기를낼 수 있다는 것이 좋다.아직..거실엔 미니 트리 불빛이 반짝 거린다.건전지가 끝날 때까지만~ 하고 있는데여전히 반짝이고 있다.반짝반짝반짝... 예쁜 트리.. 어제 새 식구가 생겼다.구피 여섯 마리가 입주했다.그것도 수컷으로만~내가 참 수컷을 좋아하나 봐. ㅎ..아들도 둘..

요즘

요즘 엄마는 마을 회관에서 저녁을 드시고아홉 시까지 화투 놀이를 하시고집에 가신다 했다.어느 날은 열다섯 개를 땄다고 좋아하셨고어느 날은 도 스무 개를 잃었다고 아쉬워하셨다.열다섯 개는 백 오십 원이고스무 개는 이백 원을 말한다.할머니들이 농한기에 십 원짜리 화투놀이를 하며따듯한 마을 회관에서 지내시는 것은마을 회관의 또 다른 겨울 풍경이다.요 며칠 통화를 못했다.오늘은 시시티브이를 보는데 엄마 방에 등이 켜져 있길래전화를 드렸더니 회관에서 저녁 드시고 일찌감치 집에 오셨다 한다.왜 어디 아파? 하고 물으니어제 화투놀이 하다가 전쟁이 났다고..그래서 오늘도 일찌감치 끝났다고~왜 아줌마들끼리 싸우셨어? 물으니..계산이 안 맞다고 40개가 틀린다고 부녀회장이랑 모모댁이랑 티격태격하다가 큰 소리가 나서부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