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나는..

그냥. . 2010. 11. 9. 20:55

나는 지지리도 가난한집에 둘째 딸이였다.

딸셋에 아들 하나 있는 가난한 집에 둘째 딸..

그렇다고 내가 자라면서 엄마나 아빠한테 미움을 받거나

구박 덩어리였다는것은 절대 아니다.

엄마 말씀을 빌리자면 아빠는 큰딸인 언니보다 나를 더 이뻐 하셨다고...

어렸을적 비실 비실 저것이 살수나 있을까..싶었던 내가 포동포동하니 하얗게 살이 쪄서

깔깔거리고 웃는 모습을 보면 그냥 마냥 보는것 만으로도 행복해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난...기억이 없지만 말이다.

어쨋건..

가난한집 둘째딸..

언니가 입던 옷 물려입고,

언니랑 싸우면 언니한테 대든다고 혼나고,

동생이랑 싸우면 언니 노릇 못한다고 야단맞고....

언니는 나보다 여동생이랑 친했고,

여동생 역시 나보다는 언니를 더 좋아했다.

그래서 늘 밖으로 돌았는지 모른다.

윗집 은숙이랑 맨날 붙어 다녔고,

골목 앞 경화랑 맨날 싸돌아 다녔고

아랫동네 인숙이랑 맨날 맨날 뭉쳐 다니기도 했고.

사촌인 친구랑 맨날 산으로 들로 쏘다니며 지냈다.

선머슴처럼..

생긴것 같지 않게 수선스럽다고 그랬었다.

고로..

나는 애교많고, 사랑스럽고, 귀엽고 ..뭐 그런거하고는

담을 쌓고 살았다고 해야 맞다.

오빠 있는 친구들이 제일로 부럽긴 했지만

없는 오빠를 만들어 내라 할수는 없는 일이였으므로..

무뚝뚝이..

덜렁이..

어수선한 엉뚱이~ 그랬다. 적어도 내가 기억하는 내 어린시절은~

그런데 요즘 내게서 이상 조심이 보인다.

코맹맹이 소리를 달고 살고~

자갸~

아드으으으을~~~

말꼬리를 늘어트리고

으으으잉~

아아이이잉~

생각만해도 간지럽고 닭살 돋는 말들을 서슴없이 흘리고 다닌다.

내가 내가 아니다...

ㅎ...

가끔은 스스로가 우웩 한다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변하고 있고~

아들넘들은 나잇값 못한다고 퉁생이 한번씩 날리고~

우리집 남자는 아이구~ 나이 먹을수록 애가 되가냐 어째~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브레이크 고장난 블레이드처럼 난..그러고 산다.

왜냐하면..

우리집엔

남자셋. 여자 하나라서

내가 그러고 다니지 않으면...

참...ㅎ..삭막하다 싶을때 있다...

그래도 다행인건

아들넘들이 엄마의 어울리지도 않는 애교에 몸서리 치지 않는다는 거~

우리집 남자.....내 얼굴이 많이 밝아졌다고 좋아 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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