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2

감자와 홍시

그냥. . 2012. 6. 28. 18:41

 

우리집 식구가 된 지 보름쯤..

삼례 오일장에 가서...

첨 보았던 넘

넘 작고 약해 보여 다른 넘들 둘러 보다가

저넘들이 눈에 밟혀

한넘당 만원씩 데려 왔다~

집에 오는 길에 동물병원 들러

기초검사 해주시고~

강쥐새끼 몸값보다 검사비와 예방주사값이 비싸다는~

큰넘 학교에 있을적에

카톡으로 애기들 사진 보냈더니

딱 보고

'감자'네 해서 감자가 되었고...

 

고구마, 마야~

부르다가

부르기 어렵다는 이유로다가

'홍시'로 땡땡땡!!

우리집 새 아가들

감자가 홍시란..

 

감자는

시장통에서 처음 나를 보는 순간부터

애교 덩어리더니...

 

집에 와서는..

완전 비싸져서는

저 놀아주고 싶으면 장난 걸어오고

저 귀찮으면

아무리 놀자고 귀찮게 해도

나몰라~~하고

 

감자와 홍시는 그렇게

우리집 귀염둥이 새 식구가 되었다.

할머니부터

큰넘, 작은넘~

그리고 우리 부부의 귀여움까지 독차지하면서

통감자처럼 포동포동 살도 올랐었지.

 

새침떼기였던 홍시는

애교쟁이

어리광쟁이가 되었고,

감자는..

말 그래도 안하 무인~

뛰고 달리고, 말짓하고....

장난 또한 우악스럽고...

 

현관 앞 대리석 바닥이 시원하다면

한낮에는 저곳에서 신발들과 낮잠 즐기시고~

그래도 이뿌게

신발은 엎으고 뒤집기는 해도

물어 뜯지는 않는다는~

 

써클렌즈 꼈어요.

우리 이뿌지요.

같이 놀아주세요오~ 이잉~~

어리광에

웃을 일도 넘처나고~

 

 

 그러던 넘이..

어제 낮에

뼈다구탕 먹고 두툼한 뼈다구 하나씩

가지고 놀아라~ 던져 주었건만...

욕심쟁이 홍시가 감자 뼈다귀를 나꿔 채는 순간..

캑..

캐캑..

빼앗길가 싶어 앙 물었던

뼈다귀 어느 부분이 감자 목에 걸렸다는..

순식간에 일어난 일

손가락 집어 넣어 빼 주려 했는데..

더 깊숙히 들어가 버리고..

그뒤로...

시무룩 팅팅....

목구멍으로 손가락도 넣어보고..

넘기게 해 보려고

별짓을 다 했건만...

병원 델고 가야는 거 아녀...싶었지만..

저 어린걸.....

겁이 덜컥..

괜찮겠지..

괜찮겠지...

살피고 살피는데

내 손길만 거부하는 감자...

사람 손길 닿지 않는 곳으로 숨어다녀 걱정하고..

긴긴 하룻밤을 보내고는..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바라보니

추우욱 늘어져서는..

저것이 살까..싶은 것이

겁이 덜컥..

 

속 안좋드라도

먹어야지 않겠나 싶어

밥에 멸치 잘게 잘라

코앞에 가져다 주니 깨적 깨적..

손으로 집어 먹여주니 좀 먹는 듯..

그러더니..

얌얌...

씽씽..

빙글 빙글...

폴짝 폴짝

우리 감자

통감자

본 모습 찾았다는.

 

아픈 감자 살피며

시무룩해 보이던 홍시도

덩달아 신이 나고

창밖에선 지금

해질녘

감자와 홍시가 뛰어노는 방울 소리가

경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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