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싸늘하다.

그냥. . 2020. 9. 12. 22:51

날씨가 시월의 어느 즈음인 것 같아

왜 이렇게 앞서 가는지 모르겠어.

여름 내내 그렇게 내리고도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건지

어제도 오늘도 비가 잠깐씩 내렸어.

엊저녁에는 제법 굵은 소리를 내며 내리더라고.

비가 많아서 그런가

달력에 있는 날짜보다 체감으로 느껴지는 계절이 훨씬 더 깊어

가는 것 같아.

어젯밤에는 

미트 콘서트 녹화방송 보는데

국수가 아기 울음소리를 내드라고

저 어리고 작은게 무슨 악몽 꿀 일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쓰다듬으며

괜찮아. 국수야~ 괜찮아. 했더니

금세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악몽..

가위에 눌린 다는 거 

말하고 싶고 소리 지르고 싶은데 말은 나오지 않고

움직이고 싶은데 내 맘대로 움직이지 않고,

전화해야 하는데 폰은 있는데 폰 번호가 기억이 안 나거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번호가 잘 안 눌러지거나...

빨리 서둘러야 하는데 차를 어디에 주차 해 놓았는지 모르겠거나

키를 찾아 헤매는 꿈....

그 외에도 수도 없이 나를 옥죄이고 주눅 들게 하고 겁먹게 하는 악몽...

요즘은 아니 꽤 오랫동안 내 심사를 건드리는 일은 거의 없는데

하늘도 요즘은 좀 봐 주는 느낌인데

나는 아직도 나도 모르는 무의식 속의 나를 마주한다.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상황들을 조작까지 하면서 나타난다..

도대체 내속에 나는 내가 모르는 나는 무언지 궁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현실의 나는 꽤 괜찮게 살아가고 있는데

무의식 속의 나는 여태 과거의 올가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조금 더 웃고

조금 더 건강하고

조금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아야지

조금은 이기적으로 나를 찾아보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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