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편안한 하루하루(2023)

끙끙

그냥. . 2023. 1. 4. 22:38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미용실에 갔다가 

미용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마트에 갔다.

우유 큰 통으로 하나 섬유유연제 리필용 하나

바지락 한 봉지 홍합 한팩 그리고.. 남편 군것질 거리 몇 개

탁상시계용 건전지.. 그리고 또 뭐 샀더라..

장바구니에 담아 들고 주차장까지 걸어가는데

왼 손으로 잡았다가 오른쪽으로 옮겼다가

두 손으로 안아 올렸다가 

다시 왼쪽 오른쪽... 우와 무게가 무게가..

별 것도 없는데 우유랑 섬유유연제 탓인가 보다.

어디든 마트를 가면 카트에 밀고 와서 차에 옮겨 

실을 때도, 집에 와서 내릴 때고 끙끙 거리는 거

분명히 알면서..

그래서 장 봐야 할 거리가 많으면 남편이나 아들이랑 같이 가고

가능하면 그때그때 자주 보려 하는데...

사실 오늘도 별거 없기는 했다.

우유는 쟁여지는 식품이 아니고..

근데 왜...

미용실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가서 차 가지고 마트 주차장으로

갈 생각을 못했는지..

한 5분 걸어가면서 헉헉 거리며 후회를 했다.

이렇게 무겁구나..

아님 내가 늙어 기운이 없는 건가...

도대체 우유랑 섬유유연제가 몇 킬로나 나가는지

체중계에 올려 볼 일이다.

ㅠ.ㅠ

집에 와서는 또 

차 안에서 장 봐 온 거 꺼내느라 끙끙..

아들 차도 없는데 널찍히 주차했으면 조금은 덜 힘들었을 텐데

그 넘의 습관이 무서운 건지

머리가 나쁜 건지..

벽에 바짝 주차 한 바람에 끙끙..

반대쪽으로 가서 내리면 되겠지만..

들고 걸어야 하는 걸음 수가 많아지니 끙끙..

누가 너 사고 싶은 거 다 사하면서 카드 내밀어도

혼자는 흐흐흐.... 줘도 뭐 못 사 오겠구나 기운 없어서.. 싶다..

 

 

뜨개질을 새로 시작했다.

순전히 내 생각대로..

패턴은 책을 보고 계산해 놓았는데

우연히 인터넷에서 괜찮은 패턴 조각 도안을 보고서 변경..

뜨고 풀고 뜨고 풀고...

뜨고 뜨고 풀고 풀고..

예전에는 서술형 도안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이번에는 기호형 조각 도안이  간소화된 도안이 쉽지 않다

알고 보면 벌 거 아닌데 반복의 반복인데..

내가 만들어 놓은 콧수에 맞춰야 하고,

가운데 무늬가 맞아야 하고.. 이것저것 신경 쓰다 보니

놓이는 부분이 생겨서..

하나 놓히면 다 풀어야 하고..

또 하나 잘못 생각하면 첨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그렇게 엇저녁 고무 단 떠 놓은 것에서 오후 내내 떴다 풀었다를 반복하다가

한 줄 떴다. 

이제 다 이해가 된 것 같은데

더 이상 놓히거나 헛갈리는 부분은 없을 것 같은데 모르지

두고 봐야지 또 어디서 뭘 빼놓고 신나게 시간 때우게 될지..

가능한 그러지 않으려고 오늘 한나절을 보냈으니 

이제 진도 나가는 일만 남았겠지.

첨으로 아들 것을 뜨고 있는데 모르겠다.

은근히 까다로워서...

색도 무늬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떠 준.. 수능 볼 때 하고 가라고 떠 준 목도리는

지금도 하고 다닌다.

그 목도리 실이 좋아서 변형이 하나도 없다.

이 맛에 뜨개질하는 거지

그리고 반 목도리.. 쁘띠 목도리라고 하지..

그것도 몇 년 전에 만들어 주었는데 그것도 가끔 하드라고..

남편거랑 내 것은 장롱 제일 위칸에 자고 있는데 말이다.

아들 몫으로 시작은 하고~

아들이 싫다 하면.. 남편 주지 뭐..

남편 가디건은 만들었는데 실 양에 따라서 조끼가 될지 니트티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쁘게 만들어 봐야지 싶다.

뭘 자꾸 보고하고 서술형 도안 도움받고 하고 하니 뜨는 실력은 늘었는데

머릿속에는 남지 않는다.

오디오 북처럼 듣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는..

콩나물시루에 물 빠지듯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도 남는다 하지만..

그래 뭔가 남겠지만..

뭔가 많이 아쉬워서

내 맘대로 떠 보기로 했다.

멍뭉이 옷은 정말로 아무것도 없이 내 맘대로 떴었는데

사람 옷은 그 시간과 노력과 노동이 비교가 되지 않으니 

실수가 더 탐탁지 않다 보니 자꾸 무언가에 도움을 받고 하게 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맘대로 해 보는 것이 성취감은 더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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