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미용실에 갔다가
미용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의 마트에 갔다.
우유 큰 통으로 하나 섬유유연제 리필용 하나
바지락 한 봉지 홍합 한팩 그리고.. 남편 군것질 거리 몇 개
탁상시계용 건전지.. 그리고 또 뭐 샀더라..
장바구니에 담아 들고 주차장까지 걸어가는데
왼 손으로 잡았다가 오른쪽으로 옮겼다가
두 손으로 안아 올렸다가
다시 왼쪽 오른쪽... 우와 무게가 무게가..
별 것도 없는데 우유랑 섬유유연제 탓인가 보다.
어디든 마트를 가면 카트에 밀고 와서 차에 옮겨
실을 때도, 집에 와서 내릴 때고 끙끙 거리는 거
분명히 알면서..
그래서 장 봐야 할 거리가 많으면 남편이나 아들이랑 같이 가고
가능하면 그때그때 자주 보려 하는데...
사실 오늘도 별거 없기는 했다.
우유는 쟁여지는 식품이 아니고..
근데 왜...
미용실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가서 차 가지고 마트 주차장으로
갈 생각을 못했는지..
한 5분 걸어가면서 헉헉 거리며 후회를 했다.
이렇게 무겁구나..
아님 내가 늙어 기운이 없는 건가...
도대체 우유랑 섬유유연제가 몇 킬로나 나가는지
체중계에 올려 볼 일이다.
ㅠ.ㅠ
집에 와서는 또
차 안에서 장 봐 온 거 꺼내느라 끙끙..
아들 차도 없는데 널찍히 주차했으면 조금은 덜 힘들었을 텐데
그 넘의 습관이 무서운 건지
머리가 나쁜 건지..
벽에 바짝 주차 한 바람에 끙끙..
반대쪽으로 가서 내리면 되겠지만..
들고 걸어야 하는 걸음 수가 많아지니 끙끙..
누가 너 사고 싶은 거 다 사하면서 카드 내밀어도
혼자는 흐흐흐.... 줘도 뭐 못 사 오겠구나 기운 없어서.. 싶다..
뜨개질을 새로 시작했다.
순전히 내 생각대로..
패턴은 책을 보고 계산해 놓았는데
우연히 인터넷에서 괜찮은 패턴 조각 도안을 보고서 변경..
뜨고 풀고 뜨고 풀고...
뜨고 뜨고 풀고 풀고..
예전에는 서술형 도안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이번에는 기호형 조각 도안이 간소화된 도안이 쉽지 않다
알고 보면 벌 거 아닌데 반복의 반복인데..
내가 만들어 놓은 콧수에 맞춰야 하고,
가운데 무늬가 맞아야 하고.. 이것저것 신경 쓰다 보니
놓이는 부분이 생겨서..
하나 놓히면 다 풀어야 하고..
또 하나 잘못 생각하면 첨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그렇게 엇저녁 고무 단 떠 놓은 것에서 오후 내내 떴다 풀었다를 반복하다가
한 줄 떴다.
이제 다 이해가 된 것 같은데
더 이상 놓히거나 헛갈리는 부분은 없을 것 같은데 모르지
두고 봐야지 또 어디서 뭘 빼놓고 신나게 시간 때우게 될지..
가능한 그러지 않으려고 오늘 한나절을 보냈으니
이제 진도 나가는 일만 남았겠지.
첨으로 아들 것을 뜨고 있는데 모르겠다.
은근히 까다로워서...
색도 무늬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떠 준.. 수능 볼 때 하고 가라고 떠 준 목도리는
지금도 하고 다닌다.
그 목도리 실이 좋아서 변형이 하나도 없다.
이 맛에 뜨개질하는 거지
그리고 반 목도리.. 쁘띠 목도리라고 하지..
그것도 몇 년 전에 만들어 주었는데 그것도 가끔 하드라고..
남편거랑 내 것은 장롱 제일 위칸에 자고 있는데 말이다.
아들 몫으로 시작은 하고~
아들이 싫다 하면.. 남편 주지 뭐..
남편 가디건은 만들었는데 실 양에 따라서 조끼가 될지 니트티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쁘게 만들어 봐야지 싶다.
뭘 자꾸 보고하고 서술형 도안 도움받고 하고 하니 뜨는 실력은 늘었는데
머릿속에는 남지 않는다.
오디오 북처럼 듣고 나면 남는 게 별로 없는..
콩나물시루에 물 빠지듯 아무것도 없는 것 같아도 남는다 하지만..
그래 뭔가 남겠지만..
뭔가 많이 아쉬워서
내 맘대로 떠 보기로 했다.
멍뭉이 옷은 정말로 아무것도 없이 내 맘대로 떴었는데
사람 옷은 그 시간과 노력과 노동이 비교가 되지 않으니
실수가 더 탐탁지 않다 보니 자꾸 무언가에 도움을 받고 하게 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맘대로 해 보는 것이 성취감은 더 있을 것 같다.
'지나간날들 > 편안한 하루하루(202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빗소리가 들리는 듯 (0) | 2023.01.06 |
---|---|
목요일이 지나가고 있다 (0) | 2023.01.05 |
그냥.. (0) | 2023.01.03 |
어제 밤에는.. (0) | 2023.01.02 |
새해 첫날 (0) | 2023.0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