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중얼중얼..

그냥. . 2010. 10. 11. 19:54

 

 

다 저녁때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가을에 내리는 비는..

그것도 다 저녁때가 되어서 내리는 비는

참..

스산한 느낌이에요.

몇방울만 비에 젖어도 오슬오슬 한기가 들것 같고...

아직 물들지 않은 나뭇잎도 금새 와르르 떨어져 내릴것 같고...

감당하기 힘든 무개를 감당하느라 남아날 어깨가 없을 벼이삭도 들어 누워 버릴것 같고...

가을 저녁때 내리는 비는 참..쓸쓸하네요.

벌써 쓸쓸하면 안되는데..

이제 곧 낙엽이 지고, 빈 가지를 적시는 비가 내리는 날에는

쓸쓸함보다는 허무 또는 공허..라는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울텐데...

비가 왔어요.

지금은 소리가 안들리네요.

그친건지..

아직 내리고 있는건지.

살짝 나가볼까..하다가 말았어요.

저..

아직 할일 많은 아줌마거든요.

청소기도 돌려야하고...

세탁기도 돌려야하구요..

손빨래 할것도 있고...

마른 빨래도 정리해야 하구요.

그냥 사람...

가을비 내리는 저녁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그냥..

그저..

가만히 어둠속으로 스며든 비의 느낌만으로도 버거운 사람인데....

 감성에 젖은 사람이기 이전에 아줌마라네요.

아줌마는 할일이 많구요.

쓰잘데 없는 감성은 정말이지 쓰잘데 없는 사치일 뿐인가봐요.

 

비오는 저녁..

암것도 하고 싶지 않다는 자유부인이고 싶다는 나에게

커피한잔으로 달래서 아줌마 노릇이나 제대로 하라고 할려구요...

'지나간날들 >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흐리다..  (0) 2010.10.12
어느새 시간이..  (0) 2010.10.11
내가 ..  (0) 2010.10.10
감나무에 감이 없다..  (0) 2010.10.10
하느님이 보호하사..  (0) 2010.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