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이사를 간다.
타지역 사람이라는 곱지않은 시선을 다아 감당하고서도
그 정성 다 들여 집을 짓고,
나무하나 꽃한포기 정성으로 키우고 가꾸시더니
그 집을 팔고 남의집 행랑채로 월세살러 가신단다.
사람이 너무 좋아 사람 발길 끊이지 않던 그녀네 집..
봄이고 여름이고 가을이고..그리고 겨울이고...
저렇게 사람이 모여들면 그녀는 좋을까?
가끔은 귀찮을까? 궁금했었다.
이른 아침부터 밤 늦은 시간까지 늘 그렇게 함께 먹고, 마시고 , 즐기고..
물론 베짱이처럼 살아오신건 아니다.
그녀의 남편이 하시는 일의 특성상 새벽에 나가셨다고 오전이면 대부분 끝나는 일..
그러고 보면 낮에는 잠도 좀 자고 휴식도 좀 취하고 그래야 할것 같은데
내 보기에 그녀네 집엔 그럴 시간도 없어 보일정도로
사람이 많이 모여 들었다.
음식 솜씨 좋은 탓이고, 사람 좋은 탓이고, 외딴집이라 어울어져 놀기엔
그만인 까닭이라고 나 혼자 생각 했었다.
그런 그녀가 이사를 간단다.
아들이...
사고를 쳐서...
합의금 해주느라고...
대출받은 돈을 제대로 값지못해 파산하고
집을 내 놓았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거래가 성사되지 않더니
시세보다 훨씬 못한 가격에 팔아 해결되지 않은 금전문제 해결하고
떠나간단다.
그녀...
떠나가는
자리가...
쓸쓸하다..
그 많던 사람..
그 많던 웃음소리들..
그 많던 발걸음들
다...어디로 갔을까.
외롭게 부부 둘이서 이삿짐을 싸고,
친구 한두분 오셔서 거드는 손길이 쓸쓸하다..
잘 사는건 뭘까.
물론 그녀도, 그분도 그런 분위기 그런 인생 좋아서 그러고 사셨겠지만
그렇게 온동네 사랑방이 되도록 집안을 공개적인 장소로 만들어
쉬어가도록 배려하고 먹이고, 또 제우고..
즐거운 인생~ 노래를 부르던 사람들은 다아 어디로 갔을까?
어울어져 배풀면서 사는게 사람사는 맛이라 생각했는데
그것도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이
하루종일 머릿속을 빙글빙글 맴돌아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