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케네 냉장고 위에 붙혀져 있는 사진 디카로 담아 왔다)
어느날 갑자기 순식간에 사람을 곤경에 빠트릴 때가 있다. 세상은..
그 세상 앞에
당당히 맞서서 씩씩하게 살아 내는 일은 결코 만만찮다.
내 조카..
그 이뿐 조카가..
며칠전 정강이뼈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했다.
이제 겨우 28개월..
공원에 봄놀이 갔다가 졸업 사진 찍으러 나온 고3 아이에게
공 대신 차인 정강이뼈가 골절되서 수술까지 하게 된것이다.
그..어리고 이뿐것이..
병실 커다란 침대에 누워 있다.
오른쪽 다리를 붕대로 칭칭 감은 채...
해바라기 보다 더 맑게 봄 볕보다 더 화사하게 웃고 있다..
아프다고 떼도 안부리고...
밖으로 나가자고 울지도 않고...
까르르르 웃음소리도 내지 않고 수줍은듯 웃는다.
'아빠, 엄마, 오빠....' 하면서..
''할미..할미...오모..오모...' 하면서...
왜 하필 저 이뿌고 고운것 앞으로 달려 들었을까. 그넘의 공은....
왜 하필...저 여린것이여야 했을까. 공대신 얻어 맞아야 했던 그것이..
왜 하필 저 어린것을 상대로 걸고 넘어졌을까..세월은...
불행중 다행이라고 생각하라 한다.
그만하기 다행이라고 말해야 한다는거 아는데
해 줄수 있는 말을 찾지 못했다..웃는 아이 앞에서
저 이뿌고 어린것이 감당해야 할 몇개월의 시간들이 너무 무겁게 느껴져서...
그걸 지켜봐야 하는 동생 부부 앞에서 아무 말도 할수가 없었다...
내 동생 부부...
너무 여리고 착하다는 사실이....
이럴땐 좀 걱정이다.
어떻게든 사고 앞에 있고.. 수습은 해야하는데..
앞뒤 안보고 내 자식만 볼수 있는건 아니지만..
상대방 배려도 정도껏이고, 좋게 좋게도 좋지만...
똑부러지게 잘 처리 할거라는 거 알지만..
좋은사람한테는 한없이 좋고..
그렇지 않은 사람한테는 또 그렇지 않다는 거 알지만..
이럴땐......옆에 조언해줄 누군가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아쉬움..
우리 부부라도 도와줄까...했더니
알아서 해보겠다고......잘 안되면 공인 된 기관 도움을 받겠단다.
그나마 다행이고 위안이 되는 건..
그 학생 부모님들께서도 지금 상황에 대해 아주 많이 미안해 하고 있다는 거..
적극적으로 걱정해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 동생 내외이지만..
세상에 그런 사람들 없다...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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