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어느날 갑자기..

그냥. . 2011. 4. 17. 22:35

 

(올케네 냉장고 위에 붙혀져 있는 사진 디카로 담아 왔다)

 

어느날 갑자기 순식간에 사람을 곤경에 빠트릴 때가 있다. 세상은..

그 세상 앞에

당당히 맞서서 씩씩하게 살아 내는 일은 결코 만만찮다.

 

내 조카..

그 이뿐 조카가..

며칠전 정강이뼈에 철심을 박는 수술을 했다.

이제 겨우 28개월..

공원에 봄놀이 갔다가 졸업 사진 찍으러 나온 고3 아이에게

공 대신 차인 정강이뼈가 골절되서 수술까지 하게 된것이다.

그..어리고 이뿐것이..

병실 커다란 침대에 누워 있다.

오른쪽 다리를 붕대로 칭칭 감은 채...

해바라기 보다 더 맑게 봄 볕보다 더 화사하게 웃고 있다..

아프다고 떼도 안부리고...

밖으로 나가자고 울지도 않고...

까르르르 웃음소리도 내지 않고 수줍은듯 웃는다.

'아빠, 엄마, 오빠....' 하면서..

''할미..할미...오모..오모...' 하면서...

 

왜 하필  저 이뿌고 고운것 앞으로 달려 들었을까. 그넘의 공은....

왜 하필...저 여린것이여야 했을까. 공대신 얻어 맞아야 했던 그것이..

왜 하필  저 어린것을 상대로 걸고 넘어졌을까..세월은...

 

불행중 다행이라고 생각하라 한다.

그만하기 다행이라고 말해야 한다는거 아는데

해 줄수 있는 말을 찾지 못했다..웃는 아이 앞에서

저 이뿌고 어린것이 감당해야 할 몇개월의 시간들이 너무 무겁게 느껴져서...

그걸 지켜봐야 하는 동생 부부 앞에서 아무 말도 할수가 없었다...

 

내 동생 부부...

너무 여리고 착하다는 사실이....

이럴땐 좀 걱정이다.

어떻게든 사고 앞에 있고.. 수습은 해야하는데..

앞뒤 안보고 내 자식만 볼수 있는건 아니지만..

상대방 배려도 정도껏이고, 좋게 좋게도 좋지만...

똑부러지게 잘 처리 할거라는 거 알지만..

좋은사람한테는 한없이 좋고..

그렇지 않은 사람한테는 또 그렇지 않다는 거 알지만..

이럴땐......옆에  조언해줄 누군가가 있으면 참 좋겠다......는 아쉬움..

우리 부부라도 도와줄까...했더니

알아서 해보겠다고......잘 안되면 공인 된 기관 도움을 받겠단다.

그나마 다행이고 위안이 되는 건..

그 학생 부모님들께서도 지금 상황에 대해 아주 많이 미안해 하고 있다는 거..

적극적으로 걱정해 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 동생 내외이지만..

세상에 그런 사람들 없다...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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