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에도 나이가 들어가는 걸까?
딱히 표정이 있는것도 아니고..
머리카락과 옷으로 다아 가려져서
그닥 느껴지고 말것도 없는 것 같은데
분명 뒷모습도 나이를 먹는게 맞다.
어깨가 굽을 나이도 아니고
허리가 휘어질 나이도 아니건만...
낯설고 투박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부른다.
'아줌마! ' 하고..
못 들은 척 그냥 가던 길 가려 했는데..
'아줌마~ 거 빼빼 마른 아줌마~' 하고 더 큰 소리로 부른다.
설마 나를? 싶었지만 천천히 뒤돌아 서며 손가락으로 날 가르키며.
'저요?' 했더니
'여기요. 여기 저거 떨어 트렸어요~'
내 물음에는 대답도 안하고 대뜸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약국에서 사들고 나온 소화제 상자를 가르킨다.
분명 뒷모습도 한번도 거르지 않고 나이를 곧이곧대로 먹는게 맞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아저씨.
날 언제 봤다고 뒷모습만 보고
'아줌마!' 할수 있단 말인가.
나...이래뵈도
몇년전까지만 해도
긴 웨이브 머리카락 허리춤까지 나풀거리며
거리를 활보하고 다닐때면..
'저어...'하며 가던 길을 멈추게 하는 낯선 사람들 종종 있었다.
'네?' 하고 돌아서면...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차나 한잔..' 하던...그러면서
에이~ 이게 아닌데...싶은 실망의 빛이 영력한 그 눈빛을 ㅎㅎㅎ
몇번인가 느꼈으니
앞모습은 아니여도
뒷모습은 봐줄만 했었다는 뜻인디..
나보고..
앞도 안보고..
뒷태만 보고도 아줌마라네~
아...
뒷모습도
어쩔수 없는
세월앞에 무릎꿇은 아줌마여~
그대 이름음 아줌마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