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그대 이름은 아줌마!

그냥. . 2011. 4. 28. 21:37

 

뒷모습에도 나이가 들어가는 걸까?

딱히 표정이 있는것도 아니고..

머리카락과 옷으로 다아 가려져서

그닥 느껴지고 말것도 없는 것 같은데

분명 뒷모습도 나이를 먹는게 맞다.

어깨가 굽을 나이도 아니고

허리가 휘어질 나이도 아니건만...

낯설고 투박한 누군가의 목소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부른다.

'아줌마! ' 하고..

못 들은 척 그냥 가던 길 가려 했는데..

'아줌마~ 거 빼빼 마른 아줌마~' 하고 더 큰 소리로 부른다.

설마 나를? 싶었지만 천천히 뒤돌아 서며 손가락으로 날 가르키며.

'저요?' 했더니

'여기요. 여기 저거  떨어 트렸어요~'

내 물음에는 대답도 안하고 대뜸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진 약국에서 사들고 나온 소화제 상자를 가르킨다.

분명 뒷모습도 한번도 거르지 않고 나이를 곧이곧대로 먹는게 맞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아저씨.

날 언제 봤다고 뒷모습만 보고

'아줌마!' 할수 있단 말인가.

나...이래뵈도

몇년전까지만 해도

긴 웨이브 머리카락 허리춤까지 나풀거리며

거리를 활보하고 다닐때면..

'저어...'하며 가던 길을 멈추게 하는 낯선 사람들 종종 있었다.

'네?' 하고 돌아서면...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차나 한잔..' 하던...그러면서

에이~ 이게 아닌데...싶은 실망의 빛이 영력한 그 눈빛을 ㅎㅎㅎ

몇번인가 느꼈으니

앞모습은 아니여도

뒷모습은 봐줄만 했었다는 뜻인디..

나보고..

앞도 안보고..

뒷태만 보고도 아줌마라네~

 

아...

뒷모습도

어쩔수 없는

세월앞에 무릎꿇은 아줌마여~

그대 이름음 아줌마라네..

'지나간날들 >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요일 아침 풍경..  (0) 2011.04.30
우리집 현관문  (0) 2011.04.29
엄마 안 자?  (0) 2011.04.28
배경음악..  (0) 2011.04.28
늦은 밤..  (0) 2011.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