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뭐 먹고 싶냐?

그냥. . 2011. 5. 23. 21:54

'뭐 먹고 싶은 거 없냐?'
남편이 물었다.

'콩나물 국밥',

'에이~ 무슨 콩나물 국밥, 그건 니가 집에서 끓여 먹고

다른 거 뭐 먹고 싶은 거 있는가 생각해 봐..'

'어...........매운탕 먹으러 갈까? 비도 추적추적 오는데...'

'그건 잘 먹을 수 있을 것 같냐?'

'어..뜨끈뜨끈하게 먹으면 좋을 것 같아.'

그렇게 해서 점심때 생태매운탕을 먹으로

잘하는 집으로 가는 길...

'쩍은넘은 왜 그렇게 고집이 쌔고, 저 밖에 모르냐.'

'고집은 뭐...가가 요즘 예민한거 당신 알어?'

'왜? '

'시험 점수가 제대로 안나와서 예민하잖어.'

'그거야 다음에 잘 보면 돼지. 공부 공부 공부~ 저만 공부 하는지

뭐든 공부해야 한다고 나몰라라 하는 거 같아서 못마땅해.'

'그래도 그러지 마, 얼마나 열심히 하려고 그러는데...'

'열심히고 나발이고, 공부는 공부고 지 할껀 해야지이..'

'그건 그래, 그리고 그건 그때 당신이 충분히 야단 쳤잖어. 그럼 된거지

그것 때문에 못마땅하네 어쩌네 할것 까지는 없잖어.'

'못마땅하니까 못마땅하다는 거지.'

'그거 알아요? 아이들은 믿어 주는 만큼 된다는 거? 한산이 봐봐

우리가 못 믿어 줘서 지금 공부도 안하고 그렇잖어.'

'그게 어디 부모 탓이냐, 지 탓이지..'

'암튼....내가 언제 젤로 스트레스 많이 받는 줄 알어?'

'언제'

'당신하고 아이들하고 트러블 있을적에 내가 가운데서 미치겠어.

아이들 편도 못들겠고, 그렇다고 당신하고 맞장구 칠 수도 없고....

'알았어...알았어. 우리 마누라 스트레스 받음 안되지..'

'그리고 또 하나..'

'뭔데..'

'당신 술 마시고 늦게 들어오는 날이면 나 ...이명 때문에 미쳐......

내가 그것만 아니여도 그렇게 짜증 안낼텐데.....'

'그려..그건.....내가 조심할께...'

눈물 머금은 내 목소리에 긴장했는지 어쨋는지

우리집 남자 대답은 참 시원 시원하다.

그래도 다행이다.

나 때문에

아이들과 트러블 만들지 않겠다는...

나 때문에..

술자리 늦게까지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 해주는 남편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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