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그제 저녁..
우리집 남자랑 편의점 앞에서 큰넘 기다리다가..
시원한거라도 하나 먹을까 ~ 하고 편의점 들어가는 길..
도로옆에 항아리처럼 생긴 화분에 심어져 있는 화초가
눈에 들어왔다.
이뿌고~ 아기자기한 꽃이 피어 있었다.
우리집 남자는 저만치 앞서 가고....
손이 슬그머니 화초에 갔다.
한 포기만 뽑아갈까??? 싶은 마음이 불쑥~
그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콩닥 콩닥...
김밥과 맥주캔 하나와 아이들 간식을 사들고 나오니
큰넘이 저만치서 스쿨버스에서 내리고 있다.
그리고 엇저녁..
큰넘 마중 나가야 할 시간은 다가오고..
창밖을 내다보니 두둥실 달이 반갑다.
카메라 들고 나와 찰칵 찰칵 두컷 찍고~
서둘렀다. 다른날보다 2~3분쯤 빨리..
속에 시커먼 맘을 숨기고~
슬그머니 도착한 편의점 앞 공터에 차를 대고...
눈앞에 보이는~
몇발짝만 움직이면 어제 눈독들인 그 화초가 손에 잡힐듯
이뿌다...
콩닥 콩닥 콩닥...
가슴은 두방망이질을 하고....
진정이 되지 않아서 하늘을 올려다 보니 달님이 그러지 말라는 듯
나만 바라보고 있다..
그래....그러지 말자..
나같은 시커먼 마음이 몇사람만 있어도 도로가에 심어져 있는
화초들이 남아 나기나 하겠어!
꽃집에 가면 몇천원이면 살수 있는걸 왜 나라꺼에 흑심을 품어.
그래....그래..말자~
아무도 모르게 욕심 냈다가 욕심 버리는~
내 모습이 너무 웃기다는 생각....
사실
요즘 내 관심의 얼만큼은 화초에 가 있는게 사실이다.
몇 안되는 화분을 날이면 날마다 들여다 보고 말 걸어주고...
언제까지 갈지 모르지만 요즘은 그렇다.
나는..
날마다 뭔가하는 건 그래도 쫌하는데
1~2주 그런식으로 챙겨야 하는 건...잘 못한다.
왜냐면..건망증도 심하고, 날짜 관념도 없고,
게으르기도 하고,
관심 밖으로 밀어내 버리는 일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