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의 비는 얌전하기만 한데...
현실속에 비는 열다섯 철부지 객기 부리듯 했다.
며칠 이유없이 몸부림치며 지루해하고 힘들어하는 마눌을 위해
특별히 어디든 가자~ 했던 날...
오후 세시까지는 돌아와야 하는 상황~
지난번 어느님의 블로그에 올린 사진 보고 마음을 화악 빼앗긴
영광백수해안도로를 갈가...했는데 시간이 빠듯할것 같아서..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가깝고, 또 축제기간이라고 해서 하소백련축제장에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서는데...
한두방울 빗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주유하고 있는데 좌아아악~
바가지로 퍼붙듯 쏟아지는 비를 보며..
'비가 너무 많이 오는데..' 고개를 갸웃하며 우리집 남자 한마디 하길래
'금방 그칠꺼여. 뉴스 보니까 충남쪽으로만 호우주의보 내려졌드라구~' 하고
길을 재촉했다는...
앞질러 가는 차들이 마치 도로위가 아닌 물 위를 달리는 수상스키가
된듯 그렇게 비는 쏟아지고...쏟아지고..
괜찮아지겠지..괜찮아지겠지..하는 마음과는 달리
더 많은 빗줄기들이 우리를 따라오는지 우리가 따라가는지 모르게
줄기차게 함께 가자 했다......
앞을 분간하기 힘들정도로 비는 내리고..
쫑알쫑알하던 나 또한 은근 걱정스러워서 그냥 돌아갈까...하고 물었지만
여까지 왔는데 어차피 마찬가지라며 한번 가보자~ 한다.
청운사 하소백련축제장은 쓸쓸...
쏟아지는 빗속에
지나가는 제 철을 아쉬워 하는 백련 몇송이 처연하게 서 있고...
푸르디 푸른 연잎만 비가 오던 말던 상관 없다는 듯
싱그럽기만 하다..
쏟아지는 비 때문에
주차장에 차 대놓고..내려 걷지도 못하고,
사진은 엄두도 못 내고........
내가 좋아하는 비를 맘껏 즐기고 앉았다가 잠깐 아주 잠깐
비가 얌전해진 틈을 타서 찍은 사진이 고작 저거......
몇장 더 있지만 사진인지 뭔지 구분이 안갈정도로 나왔다는...
빗속을 조심조심 달려 전주에 도착하니...
왠걸..그쳐가고 있는 중인지..
아님...처음부터 이만큼만 내렸는지 가만 가만 내리고 있을 뿐이라는..
빗속에 서너시간여 드라이브 즐겼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괜찮은 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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