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빗속으로...

그냥. . 2011. 7. 24. 14:01

 

 

사진속의 비는 얌전하기만 한데...

현실속에 비는 열다섯 철부지 객기 부리듯 했다.

며칠 이유없이 몸부림치며 지루해하고 힘들어하는 마눌을 위해

특별히 어디든 가자~ 했던 날...

오후 세시까지는 돌아와야 하는 상황~

지난번 어느님의 블로그에 올린 사진 보고 마음을 화악 빼앗긴

영광백수해안도로를 갈가...했는데 시간이 빠듯할것 같아서..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가깝고, 또 축제기간이라고 해서 하소백련축제장에 가기로 하고

길을 나서는데...

한두방울 빗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주유하고 있는데 좌아아악~

바가지로 퍼붙듯 쏟아지는 비를 보며..

'비가 너무 많이 오는데..' 고개를 갸웃하며 우리집 남자 한마디 하길래

'금방 그칠꺼여. 뉴스 보니까 충남쪽으로만 호우주의보 내려졌드라구~' 하고

길을 재촉했다는...

앞질러 가는 차들이 마치 도로위가 아닌 물 위를 달리는 수상스키가

된듯 그렇게 비는 쏟아지고...쏟아지고..

괜찮아지겠지..괜찮아지겠지..하는 마음과는 달리

더 많은 빗줄기들이 우리를 따라오는지 우리가 따라가는지 모르게

줄기차게 함께 가자 했다......

앞을 분간하기 힘들정도로 비는 내리고..

쫑알쫑알하던 나 또한 은근 걱정스러워서 그냥 돌아갈까...하고 물었지만

여까지 왔는데 어차피 마찬가지라며 한번 가보자~ 한다.

청운사 하소백련축제장은 쓸쓸...

쏟아지는 빗속에

지나가는 제 철을 아쉬워 하는 백련 몇송이 처연하게 서 있고...

푸르디 푸른 연잎만 비가 오던 말던 상관 없다는 듯

싱그럽기만 하다..

쏟아지는 비 때문에

주차장에 차 대놓고..내려 걷지도 못하고,

사진은 엄두도 못 내고........

내가 좋아하는 비를 맘껏 즐기고 앉았다가 잠깐 아주 잠깐

비가 얌전해진 틈을 타서 찍은 사진이 고작 저거......

몇장 더 있지만 사진인지 뭔지 구분이 안갈정도로 나왔다는...

빗속을 조심조심 달려 전주에 도착하니...

왠걸..그쳐가고 있는 중인지..

아님...처음부터 이만큼만 내렸는지 가만 가만 내리고 있을 뿐이라는..

 

빗속에 서너시간여 드라이브 즐겼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괜찮은 날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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