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 긴장모드...
눈동자를 굴려가며
왼쪽 오른쪽
위 아래
그리고 뒤를 살핀다.
위이잉..
소리를 내며
주위를 비잉 빙 돌고 있는
시커먼 모기 한마리..
그넘을 경계하기 위함이다.
내 슬프도록 가냘픈 팔뚝
내 가슴 아프도록 짧기만 한 종아리
내 헐벗은 산처럼 능선이 들여다 보이는 못생긴 발
내...눈물이라도 나눠 주고 싶을만치 건조해 보이는 볼따구...
그 어디도
그넘의 모기한테 내어 줄 좁살만한 공간도 없다.
아니 싫타.
제자리 걸음을 걸어보고
팔도 휘휘 선풍기처럼 돌려보고...
눈으로 열심히 모기의 행적을 쫓고 또 쫓아 가 보지만
보이는 듯 사라지고
사라졌구나 맘 놓고 있으면 어느샌가 윙윙..
내 주변을 맴도는
그넘..
핏줄이 능선처럼 튀어나온 발등에 올라 앉았다.
바보..
너무 잘 보이는 곳이잖어.
손바닥으로 철~썩
내 살 아픈지도 모르고 내려 쳤다.
납짝코가 되어 뻣어있는 그넘을 바라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아..가려워..
가려워..
박박 긁어도 보고
침도 발라도 보고...
안되겠다 싶어 약을 발라봐도
그 잠깐 0.01초쯤 앉아 그넘이 입맞춤 하고 간
그곳에선 가려움 폭팔이다.
모기..
너..
참 강하고 독하다
누군가에게 나도 너처럼 강한 인상 한방에 심어 줄 수 있었음
싶을 때 있었는데..
그 비결이 뭐니?
물어나 보고 저승 보낼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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