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급 긴장모드..

그냥. . 2011. 8. 17. 21:14

급 긴장모드...

눈동자를 굴려가며

왼쪽 오른쪽

위 아래

그리고 뒤를 살핀다.

위이잉..

소리를 내며

주위를 비잉 빙 돌고 있는

시커먼 모기 한마리..

그넘을 경계하기 위함이다.

내 슬프도록 가냘픈 팔뚝

내 가슴 아프도록 짧기만 한 종아리

내 헐벗은 산처럼 능선이 들여다 보이는 못생긴 발

내...눈물이라도 나눠 주고 싶을만치 건조해 보이는 볼따구...

그 어디도

그넘의 모기한테 내어 줄 좁살만한 공간도 없다.

아니 싫타.

 

제자리 걸음을 걸어보고

팔도 휘휘 선풍기처럼 돌려보고...

눈으로 열심히 모기의 행적을 쫓고 또 쫓아 가 보지만

보이는 듯 사라지고

사라졌구나 맘 놓고 있으면 어느샌가 윙윙..

내 주변을 맴도는

그넘..

 

핏줄이 능선처럼 튀어나온 발등에 올라 앉았다.

바보..

너무 잘 보이는 곳이잖어.

손바닥으로 철~썩

내 살 아픈지도 모르고 내려 쳤다.

납짝코가 되어 뻣어있는 그넘을 바라보며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아..가려워..

가려워..

박박 긁어도 보고

침도 발라도 보고...

안되겠다 싶어 약을 발라봐도

그 잠깐 0.01초쯤 앉아 그넘이 입맞춤 하고 간

그곳에선 가려움 폭팔이다.

 

모기..

너..

참 강하고 독하다

 누군가에게 나도 너처럼 강한 인상 한방에 심어 줄 수 있었음

싶을 때 있었는데..

그 비결이 뭐니?

물어나 보고 저승 보낼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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