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도착한 시간 열시 사십오분 정도...
어둠뿐인 도로에는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지기 시작했다.
골목을 돌아 들어오는 길에 아들넘 방 창문을 살폈다.
불이 꺼져있다.
워낙에 늦게 자는 넘이라 그새 자는건 아니겠지만
저한테도 시험이 부담은 부담이였는지 오늘은
일찍 자야겠다느나 문자가 왔었다.
수능....
엄마가 ,
아빠가 신경 써 줘도 불안하고, 초조할 판에....
신경 하나도 못 써주고...
아들넘한테 엄청 미안하다.
속으로 많이 섭섭할꺼야.
그치만 내색하지 않는 넘...
차라리 투정이라도 부리고,
이것저것 해달라는 거라도 많으면 좀 덜 미안하련만......
비가 온다.
오늘이 끝나가고 있고,
또다른 오늘의 시작 앞에 있고...
사는건 참 아이러니다.
끝은 또다른 시작이고
이렇다...싶으면 저렇고,
저렇다...싶으면 이런........
내일은 다만...
내 아이가......
제 실력껏...
아쉽다. 실수가 너무 많았어..라는 말만 안 나오게
수능을 봤으면...싶다는 생각..
머릿속은 복잡하고,
몸은 피곤하고,
비는 내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