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2

내인생에 완급 조절장치

그냥. . 2012. 11. 1. 10:14

11월의 첫날..

춥다.

날카로워진 바람끝에 잔뜩 어깨를 움츠리고 종종 거리고 있다가

들어왔다.

10월 마지막 날..

그러니까 어제 저녁......

냉장고 냉동실에 성애가 잔뜩 끼었길래

울어머니 냉동실 문단속 또 잘못 하셨구나...그러고 있었는디

아닌 것 같아서리 서비스 신청하고......

화분 정리대 조립해서 정리하고 있는데

세탁기가 띵동띵동띵동 급하게 나를 부른다.

가서 보니...멈춰 있다.

전원 스위치 다시 눌러 봐도,

내가 할 수 있는 별 짓을 다해봐도 안 돌아간다. ㅠ.ㅠ

돌아가다 만 옷가지들 손세탁하고 있으려니 그동안

세탁기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절실...

그나저나 이게 뭔 일이여..

세탁기에 냉장고까지 같은날 아프다니..

냉장고야....금방 고쳐진다고 인터넷 검색해보니 그러는데

세탁기는...돈 많이 달라고 하는 거 아닌가 은근 걱정이다.

열시에 방문 예약 해 놨는데 아직이네...

 

내일이면 우리집 남자가 돌아온다.

우리집 남자는 내 인생의 완급 조절장치라는 걸 우리집 남자가 곁에 없을 땐

늘 깨달으면서 또 그렇게 잊어 버린다..

신나게 달릴 줄만 알아서리...

우리집 남자가 없어 긴장하고 있는 탓인지 사실 피곤한 줄은 모르겠는데..

좀.....

뭔가.....

상당히 많이 급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

뭘 부터 해야 할지는 알겠는데...

어디서 쉬어가야할지..

어디서 천천히 가야 하는지를 모르겠는 거다.

 

어제 힘 좀 써서 들여놓은 화초들이..

베란다 안에서 정리 된 모습이

한결 단정해 보인다.

그냥 저냥 그랬는데

들여놓고 보니 언제 이렇게 많아졌는지....

혹독한 겨울 다 함께 잘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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