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3

바쁜 하루..

그냥. . 2013. 5. 23. 23:45

남편이 침대에 누으면서

'다 끝났냐?' 묻는다.

'아니....식혜 조금 있다가 끓여 놓고...'

'피곤해서 어쩌려고 그러냐..'

'괜찮아. 내일 지나면 토요일은 쉴숭ㅆ는데 뭐..'

내일은 할아버님 기일이다.

편하게 살아온 그동안에는...

그렇다고 지금은 지지리도 고생하며 사는 것은 아니지만..

기일 이삼일 전부터는 그냥 기일 모시는데만 집중하면 됬다.

근데 올해는 아니다.

몸 하나쯤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아니 아니...

내 체력이 보통의 사십대 중반의 아줌마 정도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치만 내 꼬라지는 오로지 내 탓인데....

사실 아직까지는 멀쩡하다.

요즘 날도 덥고, 일도 많고, 일이 너~~~무 많아서....

기일 당일까지 일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저녁마다 준비해서 꼬치 끼워놓고,

전 부칠꺼 준비해 놓고,

나물 다듬어 놓고..

어제 오늘...바쁘다.

제사준비하라.....일하랴...

마누라 하라...엄마하랴...........

체력만 쬐끔만 더 받쳐주면 문제될게 없는데..

요즘 날이 너무 덥다.

막내 동서도 저녁때나 온다 그러고...

나는 일 해야 하고...

둘째동서가 어머니랑 작은어머니랑 전 부쳐야하는데..

동서한테 쫌 미안하다.

이십년동안 이런 일은 첨일이라....

그래도 지금 사정이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우리집 남자..

할아버님 제사 내가 주관해 모신지 20년 만에 처음으로

나물 다듬어 주고,

마늘 쩧어 주고, 오징어, 맛살, 파 ~ 색깔 맞춰 가면 꼬치 꽂아주고,

돼지고기, 꼬리고추, 맛살 ~ 끼우고,

토란대 삶은 거 꼬치 끼우는 것 까지 함께 해 주었다.

장족의 발전이다.

남편이랑 두런 두런 이야기 하면서 제사 음식 준비도 하고..

가끔은 눈코뜰새 없이 바빠도 좋은 일 같다.

그나져나 울 할아버님 감동하시겠네..

장손이 직접 정성드려 준비했으니 얼마나 좋으실까..싶다.

흐..

묵직한 일상이 가끔은 누이좋고 매부 좋은 일도 만들어 내는구나..싶다.

 

지금....

좀 피곤하긴 한데 오히려 정신은 말똥이다.

제사 지나가야...

피곤이 쓰나미처럼 밀려오겠찌.

좀 자야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다.

20년을 넘게 챙긴 집안 대소사..

여전히 나는 부담스럽고,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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