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3

아빠와 아들..

그냥. . 2013. 5. 19. 21:09

어제 낮에 부부모임 가면서 분명 휴대폰 베터리

확인한 것 같은데.... 베터리는 빨간 불이 들어 와 있고...

가볍게 입고 간 옷은 위아래 통틀어 주머니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기다리는 전화는 오직 큰넘 전화..

남편에게 전화 오면 꼭 꼬오옥 받아 달라 부탁하며

남편 주머니에 내 폰을 밀어 넣으며 맞겼는데....

고기 구워 먹으며...

소주한잔 받아 놓고~

소주 두어바퀴 언니들 잔 채워 드릴 즈음..

남편이 내 전화기를 손에 들고 날 부르며 하는 말..

'아들 전화 왔었는디 전화 어떻게 받는지 몰라서 끙겨 버렸어야~'

'어? 뭐라고? 전화 왔따고?'

'왔는디 못 받았다고~'

'내가 잘 받아라 했잖어.'

'긍게 니 전화는 왜 이렇게 전화 받기 복잡하냐~'

'복잡하기는 딴때는 잘도 받드만....'

아쉬운 마음에 투덜 거리며 받아 들은 전화기엔

받을 수는 있지만 걸어 볼 생각은 해 볼 수도 없는 아들넘 부대의

전화번호가 찍혀 있고.....

베터리는 빨갛다 못해 깜박 깜박 내 죽어요....하고 있다.

전화 다시 올지도 모르는데....

애가 타긴 했지만......

거긴 식당도 아니고, 가정집도 아니고...

아시는 분 농장의 간이 막사.....

부족할 것 없는 시설이였지만...폰 베터리 충전할 수 있는 장치는

없다는 사실이 아쉽고 또 아쉽고.....

큰넘에게 미안하고, 속상하고~

 

오늘...

점심 식사를 하고 일 나가면서...

폰을 집에 두고 나왔다는..

아들넘 군대 보내고 폰은 마치 애인처럼 챙기고 살았는디

어제 오늘 뭔일인지...

남편에게 부탁해 가져다 달라 했더니...

바쁜 일 어느정도 마무리하고 가져다 준다고....

지금 가져다 주면 안돼? 하고 재촉했다가.........

오늘도 한밤중에 들어갈라냐구...퉁생이 하더니

집에 다녀 온 우리집 남자

'아들넘 부재중 전화 왔었더라..' 하는디 어찌나 속상하던지..

가져다 달라 했을 때 바로 가져다 줬음 받을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두배 베배로 커지고...

아들넘은 또 얼마나 아쉽고, 혹시 걱정하는 거 아닐까...그 걱정 했더니

울집 남자..

아들넘 다 소용 없당게~

지 엄마 폰 안 받으면 아빠한테라도 해야지....아빠한테는 전화 할 줄도 몰라...

툴툴 거리며 서운해 한다.

아빠는 늘.....바쁘시거나 사람들하고 어울어져 계시거나...하는 거 같아서

급한 일 아니면 전화 안하게 되더라고 그랬잖냐고 그랫떠니..

울집 마누라는 언제나~ 무조건~ 아들넘 편만 든다나 어쩐다나.....

그러게..

내가 생각해도 서운하게 생겼다.

엄마 폰 안받으면..아빠폰으로 할만도 하건만....

지난주에 제천에 아들넘 면회 갔을적에...

아빠는 아들에게 엄마한테만 전화하고 아빠한테는 전화 안한다고

서운하다며 아들한테 대놓고 이야기 하길래

전화 한통쯤 해주겠거니...했었던 모양이고,

아들넘은..아빠는 늘 바쁘시거나, 사람들하고 어울어져 계셔서

급한 일 아니면 전화 안 하게 되드라고 이야기 하며

아빠가 이해 하셨겠지...그랬던 것 같고.......

문제는 원점..

아들넘은 전화 받고 싶은 아빠 마음 이해 다 못했고,

아빠는 전화로 엄마만 찾는 아들넘이 여전히 서운하고...

가끔 아들넘이 페북을 하길래~

작은넘 아이디로 댓글을 달았다.

'아들아! 어제 오늘 전화 못 받아 미안하고, 아쉽고 속상하고....

아빠는 아들이 엄마한테만 전화 해서 서운하다고 아들넘 이해 시켰다고

생각하고, 서운해 하고..

아들넘은 아빠한테 전화 못하는 이유 말씀 드렸으니 이해하실꺼라 생각하는 것 같고,

이해와 오해의 미묘한 매력..

아들아~ 시간 나거든 아빠한테 전화 한통 드리렴~~'

그러고 얼마 있다 큰넘으로 부터 댓글이 달렸다...

'한빈아~ 아빠한테 전화 못 드리는게 아니라..엄마한테도 벨 몇번 울리기 전에

끊어야 하는 상황이라 어쩔수 없었다고 전해 주고.~

덤으로 형이 가장 낮은 짬인디 인정 받아 동원병력 생활관 조교 하고 있어서

바빠 죽겄다고~ 전해 주라..' 라고...

그래도 잘 있다니...

다행이다..싶지만..

남편은..

동원병력 생활관 조교하기 쉽잖을텐디........한다.

 

비가 내리는 날..

거실 컴께서 돌아가셔서 거금 9만원을 주고 고쳐 왔다..

잘 되긴 되는디....

그넘 은근 유지비 많이 들어가는 귀한 몸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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