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렸지요.
지난번에 첫눈이 내렸다고 들 하는데
나는 그때 눈 내린 걸 보지 못했으니
올해 첫눈은 어제 오늘 내린 눈이라 우기고 있답니다.
소담스럽고 이뿌게 눈이 쌓였어요.
내 차 위에 폭신한 솜이불을 덮어 놓은듯 그렇게 쌓였더라구요.
눈이 오면...
마음이 그냥 차악 가라 앉아요.
누구 만날 사람도 없으면서
어딘지 거닐고 싶고...
누구 그리운 사람도 없으면서 창이 넓은 찻집에 앉아
하염없이 하염없이 기다리고도 싶고,
누구 보고픈 사람도 없으면서 소복 소복 쌓이는 눈 위에서
누군가의 흔적이 있었음 좋겠고..그러네요.
첫눈..
첫눈이라는 단어만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그 첫눈..
눈이 내렸어요.
첫눈이라 그런지 금새 녹아 흩어져 버려 아쉽지만
이제 첫눈이 내렸으니
눈 내리는 날이 종종 있어 마음 설레게 하겠지요.
가끔은...
먹고, 자고 일하고...잔소리하고, ......
그런 내 일상에서 휘리릭 벗어나고 싶다..싶어요.
사는게 참...
또 어느날 어떤 일 생기면 별일없음에 대한 감사를 논하며
이러쿵 저러쿵 하겠지만..
눈 내리는 바닷가 그 어느 한구석에서
추운줄도 모르고 부서지는 포말에 시선 묶어두고
멍청한듯 미련한듯 멍한체로 그렇게 서 있고 싶다는 간절함..
첫눈속에 오늘 나는 바다가 참말로 많이 보고싶었답니다.
바다...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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