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입구에도 가을이 깊어간다.
은행나무는 어느새 헐벗었고,
둥구나무는 윗가지부터 한바구니씩 헐벗는다.
오면서 가면서 바라보는 가을 풍경이 참 좋다 좋다 하면서도
셔터 한번 누를 생각은 안했는데
큰넘 반찬 가져다 주러 가는 길에
골목 입구에 차 세워 놓고 한장 찍었다.
동네 앞에 아름드리 나무가 저렇게 있는 것이 나는 참 좋다.
여름 내내 가뭄에 시달려
가꾸어 놓은 꽃들이 좀 많이 상하긴 했지만
하아얀 눈이 오면 눈꽃을 피워
봄이 오면 연두빛 새잎으로 또한 내 마음과 눈을 즐겁게 해 줄 것이
기대된다....
가을 내내
뭐 그리 바빴는지 자취하는 아들넘 반찬한번 제대로 해다 준 적 없어서
오늘은 맘 먹고 다녀왔다.
청소도 대충 해 주고~
아들 친구넘이 이제는 좀 덜 어려운지
이야기도 잘하고
그러네~
편하게 생각해 주니 고맙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갔다.
가을은 바빴다.
짧아진 해 만큼이나 더 바빴던 것 같다.
일상의 바쁨은...
감성을 잡아먹는 괴물 같다.
몸과 마음이 바쁘니
감성이 마르는 듯 싶다...
난....여유가 어느정도는 있는 삶이 좋은데...
마음의~ 시간의 여유 말이다.
그래서 생긴대로 감성적으로 살고 싶은디..
그것 또한 쉽지 않네.
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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