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열한시가 다 되어 귀가 한 작은넘 손에
들려온 꽃이다.
뭐냐?
뭔 일이냐?
그냥 샀어. 엄마 주려고.
진짜? 여자친구가 너 사 준거 아니고?
아니 엄마 주려고 샀다니까.
왜? 뭔일로? 내일 해는 뜰까냐?
엄마 며칠 전에 생일이였잖어.
집에서 아무도 안 챙겨 주는 거 같아서...
엄마 생일? 아직 멀었는데...
엄마 생일 6월 6일 아녀?
허허허...이눔아 그건 음력이고~
음력이구나...여자친구 만나서 이야기 하다가 엄마생일이였는데
아무도 안 챙긴거 같다고 그랬더니 꽃이라도 사다 드리라고 해서~
허허허...
고맙다. 니 여자친구 한테도 고맙다 그래라~
내가 아들에게 꽃을 다 받아보네..
아이고 좋아라!~~~~
며칠 전
로컬에서 사천원짜리 꽃한다발을 사왔었다.
큰넘에게 아들~ 이거 얼만지 알아? 했더니
모르겠는데 한다.
이거 사천원이야. 싸지
지나가다가 이렇게 이쁘고 싼 꽃있으면 사와~ 했었는데
대답이 시큰둥 했다.
그랬겠지 여자친구 줄 것도 아니고 엄마 줄 꽃다발을 들고 다니기는 좀
그랬겠지.
그렇게 작은 넘에게도 똑같이 이야기 하고 똑같은 반응을 봤던 터라
그래 요넘들에게 평생 꽃다발 받기는 힘들겠구나 했는데
이게 왠 꽃이야~
아들이 음,양력 햇갈린 덕에 내겐 이렇게 아름다운 기쁨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