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그냥. . 2020. 6. 10. 22:47

밤 열한시가 다 되어 귀가 한 작은넘 손에

들려온 꽃이다.

뭐냐?

뭔 일이냐?

그냥 샀어. 엄마 주려고.

진짜? 여자친구가 너 사 준거 아니고?

아니 엄마 주려고 샀다니까.

왜? 뭔일로? 내일 해는 뜰까냐?

엄마 며칠 전에 생일이였잖어.

집에서 아무도 안 챙겨 주는 거 같아서...

엄마 생일? 아직 멀었는데...

엄마 생일 6월 6일 아녀?

허허허...이눔아 그건 음력이고~

음력이구나...여자친구 만나서 이야기 하다가 엄마생일이였는데

아무도 안 챙긴거 같다고 그랬더니 꽃이라도 사다 드리라고 해서~

허허허...

고맙다. 니 여자친구 한테도 고맙다 그래라~

내가 아들에게 꽃을 다 받아보네..

아이고 좋아라!~~~~

 

 

 

며칠 전

로컬에서 사천원짜리 꽃한다발을 사왔었다.

큰넘에게 아들~ 이거 얼만지 알아? 했더니

모르겠는데 한다.

이거 사천원이야. 싸지

지나가다가 이렇게 이쁘고 싼 꽃있으면 사와~ 했었는데

대답이 시큰둥 했다.

그랬겠지 여자친구 줄 것도 아니고 엄마 줄 꽃다발을 들고 다니기는 좀

그랬겠지.

그렇게 작은 넘에게도 똑같이 이야기 하고 똑같은 반응을 봤던 터라

그래 요넘들에게 평생 꽃다발 받기는 힘들겠구나 했는데

이게 왠 꽃이야~

아들이 음,양력 햇갈린 덕에 내겐 이렇게 아름다운 기쁨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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