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군데 얼지 않은 곳이 있으면 그곳에 부비적 거리며 모여 있는데
요 며칠 춥던 날들이 이어지니 저들에게 강은 꽁꽁 얼었나 봐
물 위를 걷고 있네
물 오리가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은 늘 봐 왔던 거라 이쁘다
평온해 보인다 생각했는데 저렇게 얼음 위를 걸어 다니거나 앉아 있는 걸 보니
우선 미끄러지지 않나? 하는 생각과
밥은 뭐 먹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도 혼자가 아니고 여럿이 저렇게 함께 있어서 다행이겠다 싶기도 했어.
괜히 돌멩이 하나 주워 힘껏 던져 보기도 하고
안 깨지네 꽁꽁 얼었나 봐~ 그러고..
그렇게 하는 게 나만은 아닌가 봐.
얼음 위에 절대 어울리지 않는 돌멩이들이 여기저기 몇 개는 흩어져 있는 것이
우리 집 막내 살짝 안아 얼음 위에 올려놓으니 좋다고 뛰 댕기다가
너무 멀리 갈까 봐 부르니 미끄덩하며 달려오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지루하게 지나가는 하루하루가 별일 없음에 감사할 일이기는 하지만
뭔가 자유롭지 못한 것 같은 날들 속에서
일상의 자유로움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느끼며 사는 날들이다.
연말인데 연말 같지 않다는 말 해년마다 했던 것 같기는 하지만
이렇게 쌩 했던 해는 없었던 거 같다.
오랜만에 언니랑 통화도 하고.....
날마다 엄마한테 전화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느끼고 있다.
엄마인데.....
엄만데 오늘은 건너뛸까? 싶은 날이 있다.
뭐 큰 일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그런다.
그래도 의무감으로라도 빼먹지 않고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적어도 이 겨울 동안에는 엄마의 길고 무겁기만 한 겨울밤의 한 자락을
내가 같이 들어주어야지 싶다.
엄마도 뭔가 혼자 즐기실 수 있는 취미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하긴 나도 없는 그런 것들을...
평생을 바삐 살아온 엄마가 해 볼 생각이나 했겠는가 싶다.
그냥 늦어지는 저녁시간...
형광등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티브이 소리가 거슬리는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