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물새들이 물 위를 걷고 있다.

그냥. . 2020. 12. 20. 22:36

어느 한 군데 얼지 않은 곳이 있으면 그곳에 부비적 거리며 모여 있는데

요 며칠 춥던 날들이 이어지니 저들에게 강은 꽁꽁 얼었나 봐

물 위를 걷고 있네

물 오리가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은 늘 봐 왔던 거라 이쁘다 

평온해 보인다 생각했는데 저렇게 얼음 위를 걸어 다니거나 앉아 있는 걸 보니 

우선 미끄러지지 않나? 하는 생각과

밥은 뭐 먹지?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

그래도 혼자가 아니고 여럿이 저렇게 함께 있어서 다행이겠다 싶기도 했어.

괜히 돌멩이 하나 주워 힘껏 던져 보기도 하고

안 깨지네 꽁꽁 얼었나 봐~ 그러고..

그렇게 하는 게 나만은 아닌가 봐.

얼음 위에 절대 어울리지 않는 돌멩이들이 여기저기 몇 개는 흩어져 있는 것이

우리 집 막내 살짝 안아 얼음 위에 올려놓으니 좋다고 뛰 댕기다가

너무 멀리 갈까 봐 부르니 미끄덩하며 달려오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지루하게 지나가는 하루하루가 별일 없음에 감사할 일이기는 하지만

뭔가 자유롭지 못한 것 같은 날들 속에서

일상의 자유로움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느끼며 사는 날들이다.

연말인데 연말 같지 않다는 말 해년마다 했던 것 같기는 하지만

이렇게 쌩 했던 해는 없었던 거 같다.

오랜만에 언니랑 통화도 하고.....

날마다 엄마한테 전화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느끼고 있다.

엄마인데.....

엄만데 오늘은 건너뛸까? 싶은 날이 있다.

뭐 큰 일을 하는 것도 아니면서 그런다.

그래도 의무감으로라도 빼먹지 않고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적어도 이 겨울 동안에는 엄마의 길고 무겁기만 한 겨울밤의 한 자락을

내가 같이 들어주어야지 싶다.

엄마도 뭔가 혼자 즐기실 수 있는 취미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하긴 나도 없는 그런 것들을...

평생을 바삐 살아온 엄마가 해 볼 생각이나 했겠는가 싶다.

그냥 늦어지는 저녁시간...

형광등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티브이 소리가 거슬리는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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