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올해

그냥. . 2020. 12. 19. 22:53

친구 아들이 올해 재수를 했다.

작년에 그 문제로 한참을 열변을 토하던 친구에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더라며 한마디 거들었었다.

그리고 그때는 내 코가 석자여서 이러쿵저러쿵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내 사는 건 하나도 궁금해하지 않고,

저 사는 이야기만 하는 친구가 어느 만큼은 나를 지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 좀 거리를 두고 싶어 졌다.

나는 안 궁금하고,

지 이야기만 들어달라는..

그것도 좋은 일은 이야기 안 하고 안 좋은 일들만 이야기하는

통화하고 나면 뭔가 지치는...

그렇게 몇 번 오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수술하러 병원에 입원했던 날 언제나 그랬던 그 아이의

똑같은 하소연이 좀 상처가 됐었던 것 같다.

그렇게 몇 달이 흐르고....

문자 몇 번 오면

문자로 답 하고,

그러다 오는 문자도 답장 안 보내고......

그러니 잘 지내느냐고 묻더라고..

그런다 했더니 금세 또 자기 이야기...

난 아직 너한테 서운해.. 난 뒤끝 작렬이거든

네가 나 챙기지 않아서가 아니야.

그냥 니 이야기하는 듯 내 이야기도 물어주고 들어주길

바랬던 것뿐이었는데....

아마도

힘들어하는 게

네가 더 힘들었니?

아예 들을 생각을 안 하는 것이

그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연락이 없는 너는...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

궁금하면 연락해보면 되는데 그게 말이야...

그게 잘 안되네

나가 참 냉정하긴 한가 봐

니 아들 수능 잘 봤는지도 궁금하고,

괜히 들 쑤시는 거 아닌 가 싶기도 하고....

장사는 잘 되는지도 궁금하고...

다들 힘들다는데 너도 그러겠지.

어르신 손님이 많아 더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네.

내일은 전화 한 번 해 볼까.... 싶다.

걱정도 되고 궁금도 하면 연락해보면 되지 뭐 그렇게 복잡하냐던

우리 집 남자의 말대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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