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아들이 올해 재수를 했다.
작년에 그 문제로 한참을 열변을 토하던 친구에게
자식 이기는 부모 없더라며 한마디 거들었었다.
그리고 그때는 내 코가 석자여서 이러쿵저러쿵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내 사는 건 하나도 궁금해하지 않고,
저 사는 이야기만 하는 친구가 어느 만큼은 나를 지치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가 좀 거리를 두고 싶어 졌다.
나는 안 궁금하고,
지 이야기만 들어달라는..
그것도 좋은 일은 이야기 안 하고 안 좋은 일들만 이야기하는
통화하고 나면 뭔가 지치는...
그렇게 몇 번 오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수술하러 병원에 입원했던 날 언제나 그랬던 그 아이의
똑같은 하소연이 좀 상처가 됐었던 것 같다.
그렇게 몇 달이 흐르고....
문자 몇 번 오면
문자로 답 하고,
그러다 오는 문자도 답장 안 보내고......
그러니 잘 지내느냐고 묻더라고..
그런다 했더니 금세 또 자기 이야기...
난 아직 너한테 서운해.. 난 뒤끝 작렬이거든
네가 나 챙기지 않아서가 아니야.
그냥 니 이야기하는 듯 내 이야기도 물어주고 들어주길
바랬던 것뿐이었는데....
넌
아마도
나
힘들어하는 게
네가 더 힘들었니?
아예 들을 생각을 안 하는 것이
그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연락이 없는 너는...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해
궁금하면 연락해보면 되는데 그게 말이야...
그게 잘 안되네
나가 참 냉정하긴 한가 봐
니 아들 수능 잘 봤는지도 궁금하고,
괜히 들 쑤시는 거 아닌 가 싶기도 하고....
장사는 잘 되는지도 궁금하고...
다들 힘들다는데 너도 그러겠지.
어르신 손님이 많아 더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네.
내일은 전화 한 번 해 볼까.... 싶다.
걱정도 되고 궁금도 하면 연락해보면 되지 뭐 그렇게 복잡하냐던
우리 집 남자의 말대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