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랑 허리 묶고 기차놀이하듯 따라다니다가
출근하려는 형아가 씻으러 마악 들어가니
욕실 문 앞으로 가서 얌전히 앉아 나를 바라본다.
왜? 뭐?
알면서도 모르는 척 했더니
박박 왼쪽 앞 발로 욕실 문을 박박 긁는다.
방금 형아 들어갔잖아. 했더니
나 화장실 급하거든 하면서 더 쎄개 긁어대며 나를 바라본다.
안 돼 형아 화장실 갔잖아.
해도 소용없다.
어쩔 수 없이 안고 마당에 나가 몇 바퀴 돌고 들어 왔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집 국수가 배변 패드를 멀리하고
화장실에서 배변을 하기 시작했고, 어쩌다 화장실 문이
닫혀 있으면 긁어 대거나 긁어대는 소리를 아무도 못 들으면
끼이잉 끼이잉... 하며 우는 소리를 한다.
나 급해~ 하듯이..
그럼 문 열어 주면 졸래졸래 들어가다 뒤돌아 보며 나 잘하지? 하듯
엄마가 고개 끄덕여 주는 거 확인하고는 쉬도 하고 응가도 한다.
흐흐흐... 이쁜 거..
오늘도 형아 씻으러 들어가는데
빼꼼히 열린 욕실 문을 열고 들어가더니 그냥 나온다.
왜? 했더니
뒤를 한 번 바라보며 형아 있잖아. 하는 거 같다.
네 동생 쉬 마렵데~ 했더니 양치하던 아들 너무 자리를 비워주고,
엉덩이 실룩샐룩 흔들며 제 볼 일 보고 나온 우리 국수
엄마 나 잘했지! 하며 간식 내놓으란다.
그랴~ 간식 줘야지. 입에 하나 물려주니 꼬리를 살랑살랑 너무 이쁘다.
우리 집 강아지는 화장실에서 배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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