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린다고 해서 비가 내릴 것 같은 하늘이어서비가 함께 할 것 같은 바람이 불어서화분을 마당에 비마중 시키고상추랑 열무랑 씨 뿌려 놓고 덮어 놓은 비닐 터널을걷었는데비는 없고 바람만 있다.비는 오늘도 말로만 내리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비가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인지비는 처음부터 마음이 없었는데 사람이 그 마음을 제대로가늠하지 못하고 비에게 거짓말을 시키는 결과가 되었는지알 수는 없지만무튼..비는 내리지 않았다.그랬다.비가 좀 내렸으면 좋겠구먼 봄은 왜 이렇게 뻣뻣하게 건조하기만한 것일까?지금 이 시점에 비가 내려준다면 뿌연 하늘도, 날리는 흙먼지도 그리고 목마른 새싹들도모두 모두 환영할텐데 말이다.더 환영 받고 싶은 걸까?더 애를 태워서 더 기다리게 해서더 목메이게 해서 맨발로 달려 나와 두 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