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흐린 겨울...

그냥. . 2020. 12. 26. 21:45

흐린 겨울 하늘이면 기다려지는 것이 있지만

오늘도 날은 하늘은 흐리고 기대만 잔뜩 하게 했지만

단 한송이의 안개꽃 같은 눈송이를 허락하지 않았지.

하긴 어제 아침엔 생각지도 않았는데 눈이 흩날려 있더라고,

차 안에는 제법 손가락으로 글씨를 써도 될 만치 살포시

내려앉기는 했지만 그것을 첫눈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았던 거지

날 집에만 있던 막둥이가

잠깐 나갔다 온다고 나가더니 일찍 들어왔다

예쁜 크리스마스 빛 케이크와 꽃 한다 발을 들고~

참 예쁜 아이 같다.

말을 많이 들은 것도 아니고,

궁금하기도 하고, 묻고 싶은 것도 좀 있기는 하지만

많이 묻지 않는다.

그냥 지금은 저희들끼리 좋으면 좋은 거지 싶으니까..

2년 넘게 만나고 있는데 그냥 느낌이 참 괜찮은 아이 같아서

오래 잘 지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아들한테 인연이라는 거는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은 하지만

인연을 이어가는 것에도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이야기한다.

서로에게 괜찮은 인연이 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노력과 인내가

필요한 것이라고.....

 

아까 낮에 국수 삶아 먹으려고 간단한 채소를 사러 로컬푸드에 갔었다.

한쪽에 풍성하니 꽂아져 있는 꽃들을 보며 한 다발 사 올까 몇 번을

망설이다가 말았다.

흐린 날이 많아서인지 어쩐지 꽃 색이 영 맘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냥 왔는데 이렇게 아들이 꽃을 받아 와 주니

이것 또한 기분이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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