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렸다.
봄을 재촉하는 비라고 어제만 해도 생각했는데
문득문득 차창으로 들어오는 꽃들이 이미 봄이 왔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 봄꽃이 시원스럽게 샤워를 할 만큼 많은 비가 내렸다.
눈이 아닌게 얼마나 다행이야.
이제 3월하고도 하루인데 말이야.
여름 소낙비 같은 빗소리가 참 좋았다.
농산물 시장 다녀오는 길에 동네 정육점식당에 들러
돼지등뼈를 사들고 왔다.
며칠 전에 사다가 끓여 먹었는데 작은 아들이 잘 먹는데
싶어서 끓여 보낼까... 싶었다.
끓여서 고기 발라서 뼈 없이 국처럼 1인분씩 포장해 보내면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어도 되고 냄비에 데워 먹어도 되고
했더니 우리 집 남자가 어느새 작은아이에게 전화를 했던 모양이다.
해서 보내주면 좋죠~ 했단다.
그래서 사들고 와서 물에 담가 두었다가 초벌 삶아 물 버리고
등뼈는 흐르는 물에 씻어 다시 오래 고기가 잘 발라지도록 삶아서
김치 넣고, 대파랑 양파 넣고 끓였다.
신경 써서 간 맞추고... 매운 거 별로 안 좋아하니 고춧가루는 조금만 넣고...
뼈만 건저 내어 식혀서 고기 발라내어 국물에 넣고 다시 한번 끓이고...
식혀서 한 그릇씩 포장 포장 포장 지퍼팩으로 다시 포장해서
냉동실에 줄 세워 얼리고 있는 중이다. 한참은 먹겠지..
순살 닭볶음도 김치 넣고 볶아 식혀서 담아 놓고...
비엔나소시지도 좀 볶아놓고...
스티로폼 박스에 다 들어갈지 모르겠다.
잘 포장해서 무리 없이 아들이 받아 볼 수 있게 보내야지 싶다.
내일도 비가 오려나...
비가 와도 날이 그리 많이 춥지 않아. 봄은 진짜 봄인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