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2(쉬운 나이)

3월이다.

그냥. . 2022. 3. 1. 07:56

3월의 첫날은 비로 시작하고 있다.

일찌감치 눈만 뜨고 이불속에서 뒹굴 거렸다.

고양이 동영상도 보고 뜨개 패턴 동영상도 보고..

카디건을 다 뜨고 나면 한 타래 정도 실이 남을 것 같다.

간절기 머플러 뜨면 딱 좋을 것 같은 실..

근데 요것이 한타래로는 조금 부족할 것이라는 이야기이고..

한 타래 더 주문하자니 배송비가 아깝고...

그냥 놔두자니 그렇고.. 이개 뜨개 지옥이다.

아니 실 지옥이다.

실 구매 지옥에 빠지면 헤어 나올 길이 거의 없다고 보면 맞다.

비 온다...

일 나가야는데 늑장 부리고 있다.

비 와서 나가기 싫은 것이다.

아직은 날 흐리고 비 오면 추워...

오늘 같은 날은 정말로...

풍경사진 같은 창밖 풍경이 내려다 보이는 거기

벽난로가 은은하게 타오르는 거기 그곳 옆

흔들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강아지 옆에 두고 

뜨개질이나 했으면 좋겠다.

그러나 내게는

풍경같은 창밖 풍경도 

벽난로도 흔들의자도 없다.

졸린 눈 부릅뜨고 오늘도 나가? 하고 노려보는 강아지만 있을 뿐...

더 늘어지기 전에 나가야지...

늦으막에 딸내미 하나 있음 얼마나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이 

요즘 든다.

옷도 떠 주고, 가방도 떠 주고 머플러 스웨터도 떠 주고 싶은데.....

난 귀하게 살라고~

더없이 귀하게 살라고 강쥐까지 사내아이다.

그래.. 세상 귀하게 살면 되지 뭐...

비 온다.

비가 오니까 마음이 싱숭생숭하네..

비가 와서 그러나

3월이라 그러나....

원치 않는 전화라도 받게 될까 봐서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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